26시간만에 끝난 특검법 필리버스터… 법안 통과엔 3분

이세영 기자 2024. 7. 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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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與 유일 찬성표 던져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김재섭 의원은 반대, 안철수 의원은 찬성에 투표했다.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을 표결에 부치는 과정에서 여야는 고성를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충돌했다. 우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민의힘이 전날부터 24시간 넘게 진행 중이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강제 종료시키려 하면서다. 결국 민주당 등 야당이 다수 의석으로 토론 종결권을 행사해 필리버스터는 26시간만에 끝났다. 이후 우 의장은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 상정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 처리했다. 법안 상정에서 통과까지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날 오후 필리버스터에 들어간 국민의힘은 이날 무제한 토론 7번째 주자로 곽규택 의원을 내세웠다. 본회의장 단상에 선 곽 의원은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쯤 된 오후 3시를 넘겨서도 발언을 계속했다. 의석에 앉아 있던 민주당 의원들이 “나와라”고 외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 발언을 막지말라”고 받아치는 소란 속에서 곽 의원은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자 우 의장은 오후 4시쯤 “무제한 토론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석 근처로 몰려나와 “물러나라”고 외쳤고 민주당 의원들도 따라 나와 소리를 질렀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과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서로를 향해 “너 누구야” “넌 뭐야”라고 소리 치다가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결국 우 의장은 오후 5시쯤 무제한 토론 중단을 위한 표결을 강행했고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나갔다. 무제한 토론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180석) 이상의 찬성으로 토론을 강제 종료할 수 있는데, 민주당(170석)은 조국혁신당(12석) 등과 합세해 토론을 종결시켰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과 민주당이) 일방적인 의사일정으로 국회를 파탄시키는 현실에서, 국민의힘은 5일 예정된 22대 국회 개원식 불참을 공식 선언한다”고 말했다. 여당 불참이 확실시되자 우 의장은 오후 6시 개원식 연기를 공지했다.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은 재석 190명 중 찬성 189표, 반대 1표로 통과됐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안철수·김재섭 의원을 제외한 106명이 투표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에선 유일하게 안철수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안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 특검 법안이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국민 대다수가 빨리 진상이 규명되길 바라기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반대표를 던진 김재섭 의원은 “해병대원 특검법 자체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지금 민주당 특검 법안은 철저하게 정쟁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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