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 루머로 검사 탄핵” 비판에… 野 “당장 하자는 것 아냐” 움찔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은 4일 이재명 전 대표 관련 사건 등을 수사했던 검사 4명의 탄핵 추진과 관련해 “(아직 탄핵 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게 아니다”라며 “일단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실 관계를 조사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검사 탄핵 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이는 당 차원에서 검사 탄핵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탄핵 사유가 ‘카더라’ 수준”이라는 비판과 함께 여론이 악화하자, 민주당이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보통은 정책 의원 총회를 하면 한두 시간 정도는 여유를 가지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들이 만들어지는데 이 안(검사 탄핵안)에 대해선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도 그럴 것이 저희가 바로 탄핵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법사위로 넘겨서 조사해보자는 것을 의결한 것”이라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서 “저희가 탄핵을 지금 가결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탄핵할 대상이 정말 탄핵할 의혹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규명하겠다는 거 아니겠냐”고 했다. 그는 “그러면 본인들이 법사위에 출석하셔서 소명하면 되는데 이원석 검찰총장과 대검찰청이 계속 이렇게 조직적 저항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검사 탄핵 소추안을 두고 법조계 인사들은 “탄핵 사유가 이상하다” “표적 탄핵 같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검사 4명의 탄핵 소추안을 보면, ‘술자리 후 추태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검사가 법적 대응까지 예고한 루머가 탄핵 사유로 적시됐다. 다른 검사의 경우, ‘위법한 압수 수색’이 탄핵 사유였는데 압수 수색 날짜나 언론사 이름이 잘못 적혔다. 이 때문에 이번 검사 탄핵안이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치지 않은 ‘부실 탄핵안’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내 일부 의원이 탄핵안 발의를 주도한 것으로 안다”며 “역공을 당하지 않게 꼼꼼하게 살펴보고 탄핵안을 냈어야 하는데, 지지층 여론만 생각해 급하게 진행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인사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얻었지만, 민주당도 국민 지지가 높지 않은 건 마찬가지”라며 “이 전 대표 측이 국회 법사위에서 ‘검사 소환 조사’하는 모습이 공개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번 검사 4명 탄핵 소추안에는 민주당 의원 170명 전원이 발의자로 참여했지만 이를 주도한 일부 강경파 의원에게 끌려간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이재명 전 대표 관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의 주변인들이 숨진 사건들과 관련해 “검찰의 강압 수사 등을 밝혀보자”며 이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상현 의원은 최근 “이재명 전 대표 주변 사람들 6명이 죽어갔다”며 “민주당이 좋아하는 특검을 통해서 자살인지 타살인지 한번 밝혀보자”고 했다. 그러자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경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적 탄압 살인 수사 진상 조사’ 특검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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