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서관 예산 삭감, 힐러리까지 나서 막아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4. 7. 5. 00: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주헌의 What’s up 뉴욕]
미국 맨해튼의 뉴욕공립도서관(NYPL) 건물 전경. /NYPL

“공공 도서관은 뉴욕시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원래 삭감하기로 했던 공공 도서관 관련 예산 5800만달러(약 800억원)를 전액 복원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뉴욕에서 공공 도서관은 시민과 관광객의 안식처와도 같다. 여름엔 에어컨 바람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이어서 특히 인기다. 물가 높은 뉴욕에서 주말에 특별히 갈 곳 없는 부모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가는 곳일 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무료로 개방되는 장소다. 지난해 뉴욕시가 갑자기 이런 공공 도서관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나서면서 난리가 났다.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뉴욕시는 “이민자 문제에 예산이 많이 투입됐다”면서 2200만달러(약 300억원)의 도서관 관련 예산을 깎아버렸다. 예산이 줄어들면서 주 7일 운영됐던 뉴욕시 200여 개 도서관은 매주 일요일 문을 닫아야 했다. 지난 4월 뉴욕시는 이것도 모자라 2024~2025 회계연도 예산에서 도서관 관련 예산을 3600만달러(약 500억원) 더 깎는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토요일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상황이 이쯤 되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배우 우피 골드버그까지 관련 좌담회와 방송에 나와 “뉴욕 공공 도서관 예산 삭감을 복원하라”고 말하기 시작했고, 해당 사안은 전국적 관심을 끌었다. 광범위한 반발이 계속되자 뉴욕시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후 지난해 말 삭감됐던 예산까지 모두 되돌려 놓는다고 발표한 것이다. 몇 주 안에 공공 도서관은 다시 일요일에 문을 열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도서관을 폐쇄한다고 예산이 크게 삭감되는 효과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방송 CBS는 “일주일에 도서관을 한 번 폐쇄해 2360만달러를 절약했지만 이는 시 예산(1100억달러)의 0.021%에 불과했다”고 했다.

내년 뉴욕 시장 재선 레이스에 돌입하려는 애덤스 시장이 악화된 민심을 돌리려는 노력으로 예산을 복원했다는 말도 있다. 애덤스 시장이 “이민자 문제로 재정이 어렵다”는 말을 반복함으로써 뉴욕시가 재정난을 크게 겪던 1970년대로 돌아간 것과도 같은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었다는 비판도 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