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단체 “멀티플렉스 3사 ‘깜깜이 정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손봉석 기자 2024. 7. 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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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4일 영화인 단체들이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3사가 ‘깜깜이 정산’을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15개 단체가 연대한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는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함께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멀티플렉스 3사를 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극장들은 팬데믹 시기 세 차례에 걸쳐 관람권 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익배분을 위한 객단가(영화관람권 평균 발권가)는 오히려 떨어져 영화 제작사와 창작자에게 돌아오는 몫은 줄어드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산업에선 통상적으로 극장과 같은 상영사업자는 총관람료 수입에서 부가세 등을 빼고 남는 돈을 배급사와 나눠 갖는다. 배급사는 이를 다시 제작사와 투자사에 분배한다.

영화 관람권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배급사가 분배받는 부금과 그 근거가 되는 객단가는 지난 2022년부터 감소하고 있다는 게 영화인연대 설명이다.

영화인연대는 객단가가 2022년 1만285원이었으나 올해 9천768원으로 줄었다면서 하락 배경으로 멀티플렉스 3사 관람권 할인 제도를 지목했다.

티켓 가격 인상으로 인한 관객 감소를 막기 위해 통신사 할인 등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그 부담을 창작자·제작사 등에 지운다는 것이다.

영화인연대는 멀티플렉스 3사가 비밀유지계약을 명분 삼아 정가·할인 내용·할인가가 표시된 상세부금 정산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공정한 수익배분을 위해 깜깜이 정산을 멈추고 상세부금 내역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화인연대는 “무엇보다 가격을 올려놓고 조삼모사식 할인제도를 운용하는 극장 측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다수 관객의 불신은 물론 한국영화 생태계를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티켓 가격의 거품 걷어내기와 투명한 정산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영화관 이익단체인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이에 대해 “고객이 영화관에서 발권하는 순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으로 넘어가며 극장은 이를 중심으로 투명하고 정확하게 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상영발전협회는 또 “극장 할인 마케팅 또한 배급사와 논의해 진행하고 있으며 통신사·카드사로부터 보전받는 금액도 공정하게 정산해 배분하고 있다”며 “부금 정산에 필요한 추가 내역은 타 계약 관계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협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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