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둔화 직면… 열 안정성과 가성비 높은 ‘LFP 배터리’ 부상

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2024. 7. 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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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이슈로 인한 전기차 ‘캐즘’ 장기화 우려
열 안정성 강조,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 ‘LFP 배터리’ 채택 높아져
BYD 블레이드 배터리
전기차 보급이 ‘캐즘(수요 둔화)’에 직면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한 대형 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캐즘의 장기화를 우려하게 하고 있다. 전기차의 완전한 전환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안전 문제로 인해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화재사고는 72건으로 전기차 보유 대수 대비 발생률이 0.01%에 불과하다. 그러나 화재 발생 건수는 2020년 11건에서 7배 증가해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배터리의 열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2018년 UN GTR(Global Technology Regulation 세계기술기준)이 배터리 안전 규제 권고안을 발표한 이후, 테슬라를 포함한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를 확대 중이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짧고 더 무겁지만, 생산 단가가 낮고 화재에 안전하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짧고, 동일한 에너지 밀도일 경우 더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니켈과 코발트 같은 고가 자원의 함량이 높아 재활용으로 얻는 수익이 크다. 환경부는 2024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통해 LFP 배터리에 대한 구매 보조금 차등 지급을 시행한 바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NCM 배터리 생산에 주력해왔다. 전기차 시장 초기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가격이 비싸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한 배터리 생산에 주력했다.

반면에,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과 코발트를 포함하지 않아 생산 단가가 낮고, 열 폭주 현상이 없어 화재에도 안전하다. 또한 사용 후에도 배터리 잔존 수명(SOH)이 70% 이상 남아 있어 에너지 저장장치(ESS)나 전기자전거 등에 재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BYD 블레이드 배터리
정해진 거리를 운송하는 트럭이나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의 경우 배터리 효율보다 주행거리가 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LFP 배터리에 더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용차가 주목하는 LFP 배터리의 가장 큰 이유는 승객의 안전이다.

전기차와 배터리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던 중국에서는 2016년부터 전기버스 전체에 LFP 배터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승용차나 트럭보다 승객의 안전이 중요한 버스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 발표를 기반으로 2021년부터 LFP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재 중국 전체 전기차의 절반 이상에 LFP 배터리가 탑재되었다.

북미 역시 LFP 배터리 시장이 점점 커질 전망이다. 리서치 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는 2030년까지 초과수요를 유지하며, 미국 전기차 수요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또한 중국 기업들의 본격적인 진출로 인해 올해부터 LFP 배터리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내년부터 ‘캐즘’을 종결짓고 다시 대중화 국면으로 진입할 요인으로 LFP 배터리를 전망하고 있다. 여러 전기차 제조사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함으로써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그동안 외면했던 LFP 배터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경기도 남양연구소에 LFP 배터리 생산라인 신설을 추진했으며, SK온과 삼성SDI도 빠른 시일내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중국의 CATL과 BYD가 장악한 LFP 배터리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며, 다른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시장 진출에도 긍정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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