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붓는 수정산터널…뒷북 협약 변경도 불투명
[KBS 부산] [앵커]
부산시는 민자 도로인 수정산터널의 수입을 보전해주기 위해 막대한 세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약을 변경할 수 있지만, 손을 놓고 있었는데요,
뒤늦게 검토에 들어간 재협상마저 불투명합니다.
오늘은 부산시의 민자 도로 관리 문제를 집중 보도합니다.
먼저,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2년 개통한 수정산터널입니다.
부산시가 터널을 짓고 운영하는 민간 사업자에게 한 해 평균 100억 원 안팎의 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부산의 민자 도로 7곳 중 거가대로 다음으로 많은 세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예상 통행료 수입의 90%까지 보장해주는 협약 탓입니다.
수정산터널은 협약 당시 예상했던 통행량에 크게 못 미치며, 통행료 수입도 예측치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처럼 예상을 빗나간 통행량 때문에 불어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9년 유료도로법을 개정했습니다.
3년 연속 실제 교통량 또는 통행료 수입이 협약에서 정한 예측치의 70%를 밑돌면 민간 사업자에게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수정산터널도 해당하지만, 부산시는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에서 지적한 뒤인 지난 4월에서야 민간 사업자에게 통행량이 예측치에 훨씬 못 미치는 이유와 해소 대책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최근 민간 사업자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있는 부산시가 협약 변경에 나설지도 불투명합니다.
민간 사업자에게 통행량이 적은 책임을 묻기 힘들다는 겁니다.
[박광현/부산시 건설행정과장 : "(통행량이) 객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인정되면 우리가 실시협약 변경을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재협상이 무산되면 민간 사업자는 운영 종료 시점인 2027년 4월까지 통행료 수입에다, 연간 100억 원 안팎의 부산시 지원금도 계속 받습니다.
[도한영/부산경실련 사무처장 : "좀 더 강력하게 지원금을 지급 안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부산시는 소송까지 가더라도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는 게 맞지 않겠는가라고 보여집니다."]
부산시가 '세금 먹는' 민자 도로 사업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시민 부담만 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윤동욱/그래픽:김희나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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