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축사형 축산업에 밀려…제주 ‘마을공동목장’ 반만 남아
개발 늘고 조합원은 고령화
도, 수익 다양화 방안 용역
제주 고유의 목축문화를 담고 있는 마을공동목장이 각종 개발사업과 방목 축산업 쇠퇴 등으로 절반 가까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제주도가 제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마을공동목장 보존과 지원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보면 제주지역 마을공동목장은 일제강점기 143곳에서 지난해 기준 77곳으로 66곳이 감소했다.
마을공동목장은 농사를 짓기 어려운 중산간 일대에 주민들이 공동으로 말과 소 등을 방목해 키우던 공간이다. 마을회 또는 주민이 구성한 조합원이 공동 소유하는 경우가 많다. 20세기 초부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에만 존재한다. 특히 제주 고유의 목축문화를 간직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문화적·생태적 가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대규모 관광시설 등으로 방목지가 개발되고 매각되면서 마을공동목장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마을공동목장은 경관 좋은 넓은 부지를 한 번에 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자들이 눈여겨보는 곳이다.
방목형 축산업이 축사형 축산업으로 바뀌면서 마을공동목장의 기능이 쇠퇴한 것도 목장 유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더욱이 목장 조합원들의 고령화, 목장 관리 비용·재산세 부담 등이 더해지면서 마을공동목장 운영에 한계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매각을 원하거나 방치하는 곳도 있다.
용역팀은 마을공동목장 보존을 위해서는 축산업 이외에도 다양한 방면으로 수익 창출이 필요하다고 봤다. 탄소흡수원 기능을 활용해 탄소배출권을 기업에 판매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방목 축산업과 육류가공·승마체험 등을 연계한 6차 산업으로의 활용, 축산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도 있다.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마을공동목장 유형별 지원, 활용 방안을 세우고 세금·임차료 등 관련법 개정을 위한 사회적 논리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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