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여사 "대국민 사과하겠다" 문자 '읽씹' 의혹 제기
김건희, 지난 1월 한동훈에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메시지
한동훈 읽었는데도 무시했단 의혹
김웅 "사실이라면 한동훈, 해당 행위" 비판
한동훈 측 "'재구성'되었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한창인 가운데,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22대 총선을 이끌 당시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를 '읽씹'(읽고 씹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여사가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며 사과의 장을 마련해 달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냈지만, 한 후보가 이를 무시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는 김 여사가 올해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가 CBS 김규완 논설실장에 의해 재구성돼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 전 위원장에게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며 "한 위원장님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김 논설실장은 이를 전하며 "사실은 문자 내용이 좀 되게 긴데 제가 사적인 부분도 있고 부적절한 내용도 좀 있어서 핵심 내용만 제가 정리해서 분석한 것이라는 걸 알려드린다"고 부연했다.
김 논설실장은 "그런데 문제는 이 문자를 보낸 이후에 한동훈 위원장이 이 문자를 흔한 말로 '읽씹'이라고 하죠. 읽고 씹었다는 거다. 일체의"라며 "답변을 안 했다는 거다. 조금 더 저렴한 용어로 쌩까겠다는 거다. 그래서 여사의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라고 이렇게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문자를 보낸 시점이 되게 중요한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날 비대위원장에 취임을 했다. 그리고 나서 디올백 문제가 한창 시끄러웠다"며 "그때 1월 8일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리스크' 6글자, 아무도 말 못하는 상황이다 라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나서 1월 17일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고 나서 1월 21일 이관섭 비서실장하고 한동훈 비대위원장하고 윤재옥 원내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한 비대위원장한테 사퇴하라고 하지 않았나. 그 문자를 보낸 시점이 18일에서 21일 사이"라고 말했다.
패널로 출연해 이를 듣고 있던 국민의힘 김웅 전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이걸 씹었다고라고 하면 이건 한동훈 위원장은 해당 행위를 한 것이다 사실상"이라며 "그때 당시 선거판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뭐였냐면 국민들은 너무 화가 나서 대통령 내외의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사가 이 정도까지 이야기를 하고 본인이 사과를 하겠다라고 밝혔으면 그건 반드시 했었어야 한다"며 "대통령 입장에서 봤을 때 이건 어떻게 보이냐면 이번 선거에서 결국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은 대통령 내외가 지는 것이고 이후 당에 대한 일종의 오너십 자체를 한 위원장이 가져가버리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아니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우리가 사과를 하겠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못하게 했다라고 하면 그 의도는 뻔한 것"이라며 "대통령 측에서 배신자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도대체 저 말이 무슨 뜻인가 생각했는데, 오늘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모든 게 다 설명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김 의원은 "이건 제가 봤을 때 만약 사실이라고 한다면 한동훈 위원장은 당원들한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낙선했던, 특히 경합지에서 낙선했던 후보들한테 사과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소연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 위원장은 책임을 져야겠다. 영부인을 마리 앙투아네트로 저주하던 김경율 패거리도 반성하셔야 한다"며 "혹시 한 전 위원장께서는 국민의힘 총선 승리할까봐 걱정하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 승리하고 우리 윤석열 정부가 힘을 받으면, 본인 존재 가치가 없어질까 두려워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후보 측 캠프는 "오늘 저녁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되었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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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s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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