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저혈압, 고혈압보다 위험하다
고혈압 환자에게 위험한 계절이 겨울이라면, 저혈압 환자에게는 여름이 위험하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더 위험해지는 저혈압, 이유가 뭘까.
고혈압 기준 140/90mmHg…저혈압 기준은?
혈압은 주로 혈액의 양과 혈관의 직경에 의해 결정된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액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그 혈액이 지나가는 혈관의 직경이 좁을수록 혈압이 올라간다. 심장이 수축하여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을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고,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올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을 ‘이완기 혈압’이라고 한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상태를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혈압이 높으면 혈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혈관 내벽이 손상될 수 있다.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90mmHg 보다 낮거나 이완기 혈압이 60mmHg 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저혈압은 이러한 수치적 정의보다는 환자 개개인의 나이, 동반 질환, 생리 기능 등에 따라 혈압이 낮아지는 것에 대한 적응 정도와 증상, 예후에 차이가 있다.
저혈압도 위험할까?
심장에서 박출된 혈액이 전신 곳곳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혈압이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한다. 혈압이 너무 낮으면 신체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는데, 이러한 경우 이산화탄소나 노폐물이 적절하게 제거되지 못해 심각하게는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저혈압은 특히 머리 쪽에 많은 영향을 준다. 혈압이 낮으면 머리 쪽으로 충분한 피를 올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 어지럽고 피곤한 증상이 나타난다. 많은 이들이 저혈압을 빈혈로 오인하는 이유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조영욱 원장(베드로내과의원)은 “혈압이 떨어지면 피부나 근육 등 생명 유지에 중요하지 않은 장기부터 혈액 공급을 줄이게 되고, 대신 뇌, 심장, 신장 등 중요 장기로 혈액이 더 공급되는데, 이 과정에서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 가슴 답답함, 발작, 목마름, 창백해짐, 호흡곤란,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라며, “계속 혈압이 떨어져 한계에 달하면 쇼크사를 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여름철, 저혈압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혈압 환자는 연중 7~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혈관이 이완되어 혈압이 쉽게 떨어질뿐더러 땀을 흘려 체액이 부족해지면 혈압이 떨어지기 때문. 실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팀은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병원을 방문하는 저혈압 환자 수가 1.1%씩 증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름철 저혈압 예방과 관리 방법
1. 충분한 수분 섭취하기
하루에 필요한 양의 물을 마셔 탈수를 예방한다. 운동 후나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더욱 많은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2. 염분 섭취 조절하기
필요시 염분이 포함된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여 전해질 균형을 유지한다.
3. 서늘한 환경 유지하기
너무 더운 환경을 피하고 서늘한 곳에서 휴식한다. 냉방기를 적절히 사용하고, 외출 시에는 햇볕을 피하는 것이 좋다.
4. 적절한 운동하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과도한 운동은 피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산책을 추천한다.
5. 천천히 움직이기
장시간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는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는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저혈압, 치료제도 있을까?
저혈압은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속발성 저혈압은 심장질환이나 내분비질환 등의 기저 질환이 원인이므로,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수분과 염분 섭취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 중 나타나는 저혈압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낮아진 혈압을 높여서 정상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한다.
저혈압 치료제는 약물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주로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에 작용하여 혈압을 상승시킨다. 주로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증가시키는 약물을 사용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조영욱 원장 (베드로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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