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여자중학교, 자유롭게 꿈꾸며 성장하는... 행복한 배움터 [꿈꾸는 경기교육]

황호영 기자 2024. 7. 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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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 선정
6단계 질문 기반 탐구 수업 체계 운영
학업 성취도 향상·자기 관리 역량 강화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성남여자중학교

‘존중과 배려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배움터’를 비전으로 성남시 수정구 영장산 중턱에 1972년 개교한 성남여자중학교는 올해 1월 50번째 졸업식을 진행한 ‘숲세권’ 학교다. 성남여중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민주적 참여를 통해 올해 학년 비전으로 △1학년은 ‘소중한 나와 너’ △2학년은 ‘함께 성장하는 우리’ △3학년은 ‘꿈을 찾아가는 행복한 동행’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자유롭게 꿈꾸는 배움터, 존중과 신뢰의 안전한 배움터, 참여와 소통의 민주적 배움터를 구현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 성남여중은 경기도교육청의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로 선정돼 학생 질문 역량 배가를 통한 학업 성취도 제고, 미래 사회 인재 육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성남여자중학교 제공

■ 6단계에 걸친 학생 평생 학습 마중물 ‘스스로 질문·탐구하기’

성남여중은 교육청 지정 질문하는 학교 첫 선도학교 선정으로 학생들에게 ‘스스로 질문 만들기’, ‘질문에 대해 탐구하기’ 역량 제고에 나섰다. 질문 기반 수업으로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생성하면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를 기를 수 있고 이는 학업 성취도 향상과 더불어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깊이 있는 수업’과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이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질문에 대해 탐구하게 함으로써 학생의 학력을 향상키시고, 학생 간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는 현실적 여건도 반영됐다.

교사의 수업 열의와 학생의 학업 의지는 높지만 교육 여건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는 만큼, 학생들의 성실한 참여와 교사의 연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성남여중은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가는 역량이 개개인의 평생 학습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성남여중은 질문 기반 탐구 수업을 위해 6단계에 걸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이 질문하는 자체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어색해하지 않도록 질문이 자연스러운 학교문화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성남여중은 ‘함께 존중하고 성장한다’는 학교 비전에 발맞춰 질문과 교과 수업을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과정 재구성에 나서고 있다.

질문하는 학교 운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교사 역량 개발에도 나선다. 성남여중은 깊이 있는 수업, 디지털·인공지능(AI) 활용 강화를 골자로 내년부터 시행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더불어 △개념 기반 교육과정 △이해 중심 교육과정 △IB(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분석 등을 통해 학생들이 개념 기반 핵심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사 역량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성남여중은 질문하는 학교 과정의 핵심인 ‘질문하는 방법’ 가르치기에 나선다. 교과 특성 질문과 공통 질문을 구분해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생성형 AI 등 디지털 환경 기반에서 질문하는 방법도 함께 교육한다.

이와 함께 질문 기반 탐구 수업도 나선다. 질문을 기반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러 탐구 주제를 선정해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 사고력 향상에 나서는 한편, 원활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성남여중은 질문 기반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자기 평가와 교사 모니터링을 실시, 결과를 바탕으로 성과 분석에 나선다. 질문 탐구 수업 전후 학생 학업 성취도와 발달 상황을 분석해 성과는 공유하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성남여자중학교 제공

■ 독서, 생태 교육, AI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질문 역량 교육

성남여중은 독서 교육부터 생태 환경 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에 더해 생성형 AI를 통해서도 질문과 탐구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독서 교육의 경우 도서관에서 탐구에 필요한 책을 고른 뒤, 그 책을 선택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내용 탐구에 필요한 질문 10개를 만든다.

이후 친구들과 좋은 질문의 순위를 매기고 토론한 뒤 질문에 대한 답 또는 대안을 스스로 찾아보고 발표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또 학생의 질문과 탐구를 위한 학년별, 학급별 학생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일례로 성남여중은 학생회 차원에서 ‘환경 질문 나무 만들기’와 나눔장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환경에 대한 생각을 한 뒤 환경을 지키는 방법 등 다양한 질문을 작성해 나무에 걸면, 간식이나 자체 제작한 물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받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특히 학생들이 내건 질문의 답변은 학생회와 환경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맡아 진행했다. 학교 수업 밖에서도 질문하고 답을 하며 질문이 일상화, 습관화되는 방법을 익힌 것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질문 교육도 이뤄진다. 특히 성남여중은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디지털 창의 역량 교육 실천 학교’도 운영, AI 활용 방법과 그 안에서의 윤리의식을 가르치고 있다. 이에 생성형 AI 활용법의 핵심인 ‘좋은 질문하기’를 가르치는 질문하는 학교 과정과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남여중은 ‘인권과 동물권은 무엇이 다른지’, ‘개고기를 먹는 것을 법으로 없애는 데 대한 생각’, ‘육식주의와 잡식주의의 구분’ 등 질문의 핵심 요소인 사실적·개념적·탐구적(논쟁적) 질문들을 생성형 AI에 입력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 나가고 있다.

이들 과정을 통해 성남여중은 학생들이 질문 역량을 기르고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학습자로 성장, 개개인이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터뷰 줌-in

“질문하려 책 더 보고... 답 찾으려 깊이 학습”

박현민 성남여자중학교 부장교사

“주도적 탐구를 통한 질문이 학업 성취도 향상은 물론이고 학생 스스로의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박현민 성남여자중학교 부장교사는 경기도교육청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에 지원, 과정을 도입한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성남여중은 내년부터 중학교에 전면 도입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준비와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 배양을 위해 교과별로 질문하는 학교 과정을 접목 중이다.

개정 교육과정이 ‘깊이 있는 수업’, 즉 학생 개개인의 성찰 능력과 인공지능(AI) 활용 교육을 중시하는데, 여기에는 질문하는 역량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박 교사는 “질문은 개정 교육 과정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질문하기 위해 수업이나 책, 콘텐츠 등의 내용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더 깊이 있게 학습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사는 성남여중이 질문하는 학교 도입 초기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을 진행, 학년이 올라갈수록 질문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 설문 결과 1학년은 비교적 자신 있게 질문에 나설 수 있다고 답했지만 2학년, 3학년이 될 수록 서서히 자신감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며 “‘내 질문이 괜찮을까’라는 고민, 내 궁금함을 먼저 꺼내보이는 데 대한 부끄러움이 기저에 뒤따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높은 학년일수록 낮은 학년보다 다른 학생의 질문을 더 많이 경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를 토대로 학년별로 학기 초에 어떻게 질문과 수업을 연계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질문’에 대해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생소한 것은 교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질문하는 학교 과정 자체가 올해 처음으로 이뤄져 참고할 만한 사례나 선행 자료가 없는 것도 난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성남여중은 지난해 도교육청 지정 탄소 중립 시범 학교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 관련 탐구활동을 진행했던 만큼, 그 경험을 질문하는 학교 안착에 접목했다.

박 교사는 “질문하기 활동이나 관련 프로젝트를 할 때 아이들에게 어땠는지 물어보거나 소감을 쓰도록 하고 있다”며 “초반에는 약간 생경해했지만 지금은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령 1학년의 경우 ‘영미 문화 탐구’ 시간에 ‘공항에서, 기내에서’라는 여행 관련 주제로 상황별 대화를 나눠보고 대화가 일어나는 시간과 공간 알아맞히기를 했다”며 “학생들은 기내에서의 비행기 이착륙, 입국 심사 등 실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문화를 다채롭게 보여주는 영화 ‘패딩턴’을 관람하고 세부 사항에 대한 이해 질문과 영화 주제 관련 토론 질문을 만들게 하기도 했다”며 “이때 아이들은 처음에는 ‘곰과 함께 살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하다가 나중에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등 주제에 점점 더 다가가는 질문을 구사했다.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여중은 정규 교과 시간 외에도 각종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 질문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영어 에코 프레젠테이션’ 동아리를 통해 환경 관련 주제를 영어로 발표하며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활동, 지역 농업기술센터 초빙 강사와 질의 응답을 주고받으며 실제 작목을 재배하는 텃밭 동아리 등이 그것이다.

박 교사는 “책과 수업 외 모든 활동에 걸쳐 단순히 답을 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마주한 문제를 진로, 사회와 연결할 수 있는 질문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수동적인 리딩보다 더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질문을 고민하고, 내가 무엇을 모르고 다른 사람이 무엇을 아는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집중력과 학업 성취도, 사고력이 함께 배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구들과 생각 나누며, 공부 습관 키워요”

(왼쪽부터) 성남여자중학교 임태연, 김도이 학생

“‘정답’을 찾는 게 아닌 질문을 편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친구들과 질문과 답을 공유하면서 질문 자체를 고민하고 더 잘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성남여중 3학년 김도이 학생은 경기도교육청 질문하는 학교 수업 과정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김양은 가장 인상 깊은 활동으로 사회 문제에 대해 친구들과 질문 자체를 고민하는 순간을 꼽았다. 김양은 “사회 시간에 관련 책을 읽고 질문을 글로 표현하는 활동이 있었다”며 “이때 혼자 질문을 고르지 않고 친구들과 어떤 질문이 좋을지를 서로 묻고 추천해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고 더 질문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로 관련 책을 읽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 직업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무엇보다 내가 잘해 나갈 수 있는지를 성찰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부연했다.

같은 학년 임태연 학생은 수업에 질문을 접목하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교과 수업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임양은 “기존에는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말씀하시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 노트 정리에 치중했는데, 그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심해 ‘어떻게 하면 수업 내용을 체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다”며 “질문하는 학교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수업을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모둠 활동을 통해 질문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분위기가 형성돼 질문이 더 편해지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양은 인상 깊은 활동으로 책을 읽고 도서 관련 질문을 친구들과 고민해 적어 보는 시간과, 생성형 AI에게 자세한 질문을 반복하며 원하는 그림을 얻어내는 활동을 꼽았다.

임양은 “질문을 자유롭게 하면서 질문을 더 잘하기 위해 내용을 한 번 더 숙지하고 정리하다 보니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상승했다”며 “여기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질문으로 다루는 활동도 진행하면서 더 깊이 궁금해하는, 그래서 더 찾아보고 공부해 보게 되는 습관을 들이게 됐고 학업 실력도 덩달아 오르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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