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광물 채굴이 SF 영화 속 이야기?”

홍준기 기자 2024. 7. 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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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美 우주기업 아스트로포지 CEO “10년 내 수익 낼 잠재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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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지알리치 아스트로포지(CEO, 오른쪽)와 호세 아케인 최고기술책임자(CEO)가 함께 찍은 사진. /아스트로포지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에선 인간들이 우주 광물을 차지하려 외계 행성 판도라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데 이 SF(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이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기세다.

우주에서 ‘보물섬’을 찾는 미국 우주 기업 아스트로포지의 매슈 지알리치 최고경영자(CEO)는 WEEKLY BIZ와 서면 인터뷰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10월 탐사선을 날려보낸 소행성 ‘16프시케(16 Psyche)’에 매장된 금속(철)의 가치만 1000경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로 매장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탐사선이 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우리가 눈여겨보고 있는 소행성에 상당한 양의 가치 있는 금속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16프시케는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 위치한 소행성이다.

소행성 16프시케의 모습.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만약 소행성 희귀 금속 채굴이란 ‘잭팟’만 터진다면, 우주 경제 규모는 2035년 1조79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맥킨지)이란 전망을 뛰어넘어 초고속 성장에 돌입할 것이란 예상이다. 어렸을 적 우주선 개발 기술자를 꿈꿨다는 지알리치 CEO는 NASA 인턴 근무를 시작으로 미국의 대표적 우주 기업인 버진갤럭틱과 버진오빗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스페이스X와 NASA에서 10여 년 이상 경력을 쌓은 호세 아케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의기투합해 2021년 1월 아스트로포지를 창업했다.

그래픽=김의균

◇SF영화 같은 얘기?

-영화 아바타에도 외계에서 희귀 광물을 채굴한다는 설정이 담겨 있다.

“소행성 채굴 아이디어는 아바타 같은 SF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희귀 광물 채굴 사업은 얼핏 영화 같은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실현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사업처럼 보인다는 의미다. 현실은 다르다. 아스트로포지는 앞으로 10년 안에 우주에서 채굴한 금속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처음으로 상업용 소행성 채굴에 성공한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설령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10년 정도 안에는) 다른 회사나 팀이 반드시 소행성 채굴에 성공할 것이다. 소행성 채굴은 자원 부족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에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아스트로포지는 어떤 기술력을 갖추고 있나.

“우리는 소행성에서 백금류 금속을 효과적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브로커(brokkr)-1′이라는 이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우리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면서 지구에서 미리 제작한 가상의 소행성 샘플에서 금속을 채굴 및 정제하는 테스트를 하는 임무다. 무중력 상태에서 제대로 채굴·정제 작업이 이뤄지는지를 검증하는 차원인데,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또한 아스트로포지는 소행성의 궤도를 분석하는 시스템과 탐사선이 소행성에 근접한 이후 작업이 가능하도록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고해상도 영상 시스템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올해 말에는 실제 소행성 탐사선인 ‘오딘(Odin)’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탐사선이 소행성 궤도를 돌면서 백금류 금속(백금·팔라듐·이리듐·로듐)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아스트로포지 직원이 우주선을 조작하는 시뮬레이션을 하는 모습. /아스트로포지

-목표로 하는 소행성은 어디쯤 위치하고 있나.

“소행성의 위치를 정확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지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소행성들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소행성들의 위치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우리는 소행성에서 백금류 금속을 채굴해 지구로 가져와 판매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금속들은 컴퓨터, 휴대전화, 하드드라이브, 촉매변환기(자동차 배출가스의 유해 물질을 무해한 물질로 바꿔주는 장치), 백금 기반 항암제 제조 등에 사용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16프시케 관련 탐사 계획/NASA 홈페이지

◇“스페이스X가 판을 바꿨다”

-소행성 채굴 기술의 선두 주자는.

“소행성 채굴 자체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아니다. 아스트로포지 설립 이전에도 소행성 채굴을 목표로 한 기업들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기술력 수준을 평가하면 아스트로포지가 민간 기업 중에선 가장 앞서 있다고 본다.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 중에서는 NASA의 오시리스-렉스(소행성 베누 탐사)와 일본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하야부사2(소행성 류구 탐사)의 임무가 우리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줬다.”

-우주 산업 발전의 분수령이 있었다면.

“2021년에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등 민간 우주 기업이 우주여행·탐사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을 꼽고 싶다. 과거 우주 관련 기술은 국가 기관의 전유물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민간 기업 차원의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 특히 스페이스X의 역할이 중요했다. 스페이스X의 우주 승차 공유(rideshare) 서비스를 활용하면,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로켓을 만들어 쏘아 올릴 수고를 덜 수 있다.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나갈 수 있게 되면서 발사 비용을 크게 아낄 수도 있게 됐다. 소행성에서 가치 있는 금속을 찾고 이를 지구로 가져오는 것만큼이나 발사 비용을 아끼는 것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소행성 채굴 기술의 미래는.

“(스페이스X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화성 식민지화를 위해서도 채굴 기술은 중요하다. 현재 아스트로포지는 소행성에서 채굴한 금속을 지구로 가져와 판매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우주에서 채굴한 금속을 활용해 우주에서 물건을 만들거나 구조물을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채굴 기술이 우주 개척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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