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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do감] 감염된 동료 다리 '절단 수술' 집도하는 개미

이병구 기자 2024. 7. 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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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do감] 감염된 동료 다리 '절단 수술' 집도하는 개미

부상이 심한 경우 병원균 감염 때문에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어 해당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에릭 프랭크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바이오센터 동물생태학 및 열대생물학과 교수는 스위스 로잔대 연구팀과 함께 플로리다 목수개미(학명 Camponotus floridanus)가 동료의 부상당한 다리를 정교한 '수술'로 절단하는 방식으로 치료해 생존율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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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목수개미가 동료의 부상당한 다리를 진단하고 필요한 경우 절단 수술을 해 감염을 막고 생존율을 늘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Bart Zijlstra 제공

부상이 심한 경우 병원균 감염 때문에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어 해당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개미도 상처 부위를 치료하고 진단에 따라 절단 수술까지 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인간 외의 동물에서 이런 정교한 수술 치료 행위가 발견된 건 처음이다.

에릭 프랭크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바이오센터 동물생태학 및 열대생물학과 교수는 스위스 로잔대 연구팀과 함께 플로리다 목수개미(학명 Camponotus floridanus)가 동료의 부상당한 다리를 정교한 '수술'로 절단하는 방식으로 치료해 생존율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개미의 상처 치료 행동이 처음 발견된 건 아니다. 지난해 발표 논문에서는 항균 화합물을 특수 분비샘에서 분비해 치료하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분비샘이 없는 종인 플로리다 목수개미가 동료의 다리를 공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연구팀은 추가 관찰을 통해 행동이 공격이 아닌 다리 부상을 입은 동료의 상처를 치료하는 행동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관찰 결과 개미들은 상처를 입으로 소독만 하거나 다리를 완전히 절단한 뒤 절단 부위를 소독하는 두 가지 형태의 치료 방법 중 하나를 선택했다. 연구팀은 "부상의 종류를 진단하고 최선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미 다리에서 몸에 가까운 대퇴골(허벅지) 부위에 상처가 나자 동료 개미들은 다리를 절단했다. 몸에서 더 먼 경골(정강이) 부위에 부상을 입은 개미는 절단 수술 없이 소독만 받았다.

두 경우 모두 개미의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대퇴골 부상과 경골 부상을 그냥 방치할 경우 개미의 생존율은 각각 40%, 15%였지만 치료를 받은 경우 생존율은 90%, 75%까지 올라갔다.

대퇴골(허벅지) 부위에 부상을 당하면 동료 목수개미들은 다리 전체를 절단하는 수술 치료를 진행했다. Hanna Haring 제공

연구팀은 상처 부위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다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개미의 다리를 소규모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분석했다. 곤충은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심장이 없는 대신 근육이 펌프처럼 작용해 몸에 혈액을 순환시킨다. 근육으로 구성된 대퇴골은 부상을 입으면 근육이 손상돼 병원균이 퍼지는 속도가 저하된다. 반면 경골 부상의 경우 혈액 흐름이 그대로 유지돼 병원균이 체내에 더 빨리 침투한다는 뜻이다.

생존율이 더 낮은 경골 부상도 다리 전체를 빨리 절단해 치료하는 것이 적절해 보이지만 동료 개미들은 입으로 상처를 소독하는 데 그쳤다. 연구팀은 개미가 다리를 절단하는 속도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추가 실험 결과 경골 부상의 경우 감염 후 다리를 즉시 제거하지 못하면 생존하지 못했다. 연구의 공동교신저자인 로랑 켈러 스위스 로잔대 생태진화학과 교수는 "해로운 박테리아 확산을 막기 위해 다리를 충분히 빨리 절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교수는 "모두 타고난 행동"이라며 "개미가 상처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의료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cub.2024.06.021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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