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쇄국으로 가는 유럽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4. 7.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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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발전을 이끈 정책 중 하나는 자유로운 교류, 개방을 상징하는 솅겐조약이다.

솅겐조약은 1985년 6월 14일 독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5개 국가가 룩셈부르크의 '솅겐'에 모여 국경 통행제한을 없애기로 한 데서 시작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1995년부터 조약 체결 국가 국민은 사전에 비자를 받거나 여권 심사, 검문 없이 국경을 넘나들며 최대 90일간 자유로운 이동과 교류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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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발전을 이끈 정책 중 하나는 자유로운 교류, 개방을 상징하는 솅겐조약이다. 솅겐조약은 1985년 6월 14일 독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5개 국가가 룩셈부르크의 '솅겐'에 모여 국경 통행제한을 없애기로 한 데서 시작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1995년부터 조약 체결 국가 국민은 사전에 비자를 받거나 여권 심사, 검문 없이 국경을 넘나들며 최대 90일간 자유로운 이동과 교류가 가능해졌다.

회원국은 이후 27개국으로 늘어났고, 1993년 유럽연합(EU)의 단일시장 출범, 1999년 유로화의 탄생 등과 함께 유럽이 발전하고 통합을 이루는 데 큰 기여를 한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솅겐조약의 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추락하고 있다. 여러 사회문제의 근원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2020년 초에는 자유로운 이동이 코로나 전염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일시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사람을 막은 뒤엔 의료물자의 유출도 막았고 자연스럽게 회원국 간 상호 지원, 무역도 축소됐다.

팬데믹이 끝나자 이제는 불법 이민자, 테러리스트 유입 문제로 다시 공격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벨기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의 불법 난민 테러리스트는 솅겐조약으로 느슨해진 국경선을 악용해 이탈리아, 벨기에, 스웨덴 등을 아무 제약 없이 이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이탈리아, 스위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일부 국가는 수시로 국경 검문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교류의 상징이 뒷걸음질하면서 최근 유럽의 주요 결정도 역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곡물 관세 재개, 전기차 관세 상향, 이민 축소, EU 분담금 감축, 빅테크 규제 강화 등 유럽 사회를 발전시켰던 자유무역, 개방, 협력, 경쟁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극우 정치인들의 약진은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개별 정책의 이유가 있긴 하다. 다만 쇄국으로 성공한 역사와 사례가 있었던가 싶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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