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차관 "증원 의대들, '선진화 방안' 고려해 인증평가 받을 것"[일문일답]

김정현 기자 2024. 7. 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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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평원, 10% 이상 증원된 의대 30곳 평가 앞둔 상태
'인증탈락' 주장에 오석환 차관 "시뮬레이션 해 봤다"
교육부, 의평원에 이사회 구성·재정 구조 다양화 권고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대 교육 관련 긴급 브리핑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024.07.0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4일 증원이 이뤄진 의과대학이 재정이 투입돼 교육 질이 개선된 상태를 기준으로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변화 재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대 교육 관련 긴급 브리핑을 갖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주요 변화계획서에서의 평가 요소는 과거에 규정돼 있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의료계에서) 예단해서 (입학정원) 인원이 늘었기 때문에 의평원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현재 상태에서의 기준"이라며 "다양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들을 지금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까지 포함해서 반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은 의대를 평가·인증하는 기관으로, 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의대 30곳을 상대로 '주요변화계획서'를 제출 받아 살필 계획이다.

오 차관 설명은 이런 '재평가'를 받을 의대가 현 시점의 교육 여건이 아니라 '의학교육 선진화 방안'이 반영되는 것을 고려해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대규모 증원이 이뤄진 의대가 의학교육 평가인증을 상실하는 일이 없게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음은 오 차관,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과의 일문일답.

-평가를 앞둔 의평원에 운영 사항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청했나.

"(의평원과) 갈등을 전제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문성 위주로 운영됐던 것과 달리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됐을 때 의료개혁 전반에 대한 변화의 방향을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권고를 했다.) 그에 대해선 비교적 합의가 이뤄진 사항이라고 보고 있다.

(이사회 관련해서는) 전문가 중심인 의평원의 운영 체계를 전문가 그리고 (환자단체 등) 소비자 단체, 민간 전문가와 같은 공익대표가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해 달라고 (의평원 측에) 요청했다.

(재정 투명성 관련은) 현재는 전문가 단체 중심으로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 앞으로 중립적인 인정기관으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재정 구조를 변경시키는 노력을 해 달라 요청했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의평원과 계속 상의하면서 만들어 나가겠다."

"(심민철 국장) 평가에 있어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체계를 구성해야 된다는 게 교육부 인증기관심의위원회가 의평원을 심의한 내용이었다.

대한의사협회나 대한병원협회와 같은 예산 지원 기관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 평가·인증 사업 회계도 분리해서 회계상에 있어서도 상당 부분 투명하고 명료하게 운영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인증판정위원회도 특성에 맞게 위원들의 지역적인 다양성들, 판정단의 다양성을 확보하도록 마련하도록 했다. 이 부분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최선을 다해서 의평원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하겠다."

-안덕선 의평원 원장은 권고를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권고를 부결시킬 경우 인증기관 승인 취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 있나.

"절차는 마련돼 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와 인증기관(의평원)이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

-의료계에서 증원이 기존 대비 10% 이상 이뤄진 의대가 모두 의평원 인증평가에서 탈락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여건에서 증원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현재 상황을 먼저 조사하고 투자 전략을 포함했을 때 어느 정도가 될 지 고려해서 증원분을 배정했다. (의료계의 주장은) 참고 차원에서 의미는 있으나 투자 전략을 통해 (대학이) 발전시켜 나가는 상황과는 다르다고 본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중립적이고 공정한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024.07.04. ppkjm@newsis.com

-의평원이 인증기관심의위원회 사전 심의를 받도록 한 이유가 무엇인가. 주요변화계획서 평가 전에 사전 심의를 받게 했는데 이런 전례가 있었는가.

"(심민철 국장) 관련 법령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이 인증기관을 지정할 때는 평가·인증할 때 적합한 기준과 방법 및 절차를 갖추고 있을 것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의평원의 주요변화계획서 평가 등을 보기 전에 의평원에 대한 재지정 결정을 해야 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평가 방법을) 사전에 제출해서 저희가 보는 것으로 조건을 달았다. 과거에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병설 한국대학평가원의 심사기준 또는 평가기준이 변경됐을 때 사전에 심의한 사례가 있다."

-의평원이 '10% 이상 증원' 의대에 대한 주요변화평가계획서 심사를 마친 뒤 불인증된 의대의 경우에 해당 의대의 인적 물적 자원 기준에 맞게 2026학년도 및 2027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조정할 계획이 있나.

"(심민철 국장) 2026·2027학년도 정원 조정은 (주요변화계획서 평가와) 별개다. 현재도 법령에 (정원을) 감축한다는 근거가 없다. 불인증 사례가 없도록 대학과 협의하면서 지원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지난해 10월 의학교육점검반을 별도로 구성해 '최소 2151명 증원이 가능하다'는 대학들의 수요를 검증할 때도 의평원의 기준을 활용했나. 충분히 검증했나.

"사전 수요조사에서는 대학들이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파악한 것이다. 대학의 투자 전략까지 고려해 정원을 배정한 것이다. 이어지는 상황으로 봐 달라."

-정부의 사립대 의대교육 여건 개선 의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날 발표문의 관련 내용도 '현장과 소통한다'는 내용으로 다소 모호하지 않나.

"사립대는 원칙적으로 자체적으로 전략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한다. 의대 증원 과정에서 대학이 자체적으로 투자 규모도 판단하고 그에 따라 투자 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저희는 사학진흥재단 기채((起債) 방식을 근간으로 지원해 주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결정되면 밝힐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달 17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 심포지엄에서 교수가 의사 가운을 벗어두고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비대위는 교수들에게 불가피한 진료 이외에는 총회 및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공지했다. 2024.07.04. kgb@newsis.com

-의료계에서는 현재 있는 기금교수, 임상교수를 전임교원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충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실질적인 교수 증원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자연과학 전공자 중에서도 역량이 많은 사람이 많다고 듣고 있다. 그런 분들을 채용하는 한편 교수로서의 자격 범위를 확대하고 경력채용에 따른 '패스트 트랙'도 도입하는 등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많이 마련해 나가고 있다. 다양한 인재 데이터베이스까지 활용해 넓은 풀에서 능력이 검증된 분들을 모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 가고 있다."

-의대 관련 예산 논란이 계속된다. 9월에 발표한다고 했지만 대략적인 선이라도 알려야 불안감이 줄어들지 않겠나.

"정부의 의지는 분명하다. 9월에는 투자 계획을 포함한 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준비해 마련하겠다."

-의대생들이 범의료계 협의체 참여까지 거부하고 있는데 집단 유급 방지책은 무엇인가.

"정부는 학생들이 복귀할 때 학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대학과 협의해 마련하고 있다.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도 대학에서 각기 운영되는 사항을 반영해 적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해서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대학과 마련하고 있으니 우선 돌아와서 수업에 임하면서 학생들이 만들어 갈 의료개혁 환경을 정부와 협력해 만들어 가자고 간절히 요청드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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