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K로봇으로 K치킨을”...세계인 입맛 유혹하는 ‘쇼룸’ 의 탄생

김성모 기자 2024. 7. 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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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사장의 맛]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 “다음달 뉴욕 매장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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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서울 성수동 롸버트치킨 성수점에서 강지영 대표가 치킨 로봇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뉴욕 매장이요? ‘로봇 강국’이자 ‘치킨 강국’인 한국이 두 가지 장점을 합쳐 만드는 일종의 ‘쇼룸’ 같은 매장이 될 겁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뉴욕을 방문해 저희 매장에서 한국의 기술과 한국의 맛에 반하면 얼마나 뿌듯할까요.”

지난달 28일 오전 10시쯤 서울 성동구 롸버트치킨 성수점. 오는 8월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 2층짜리 건물에다 직영 플래그십 매장을 낸다는 강지영(39) 로보아르테 대표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한국의 맛과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미국 뉴욕 ‘꿈의 매장’이 드디어 문을 연다”고 했다. 이 매장 1층엔 한국의 치킨 맛을 제대로 낼 로봇 팔 모양의 ‘로봇 셰프’ 석 대가 치킨을 튀기고, 2층엔 로봇 바텐더가 한국식 소주 칵테일을 만들어 뉴요커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강 대표는 조리 로봇 개발회사인 로보아르테를 2018년 창업했다. 롸버트치킨은 로보아르테의 자체 치킨 브랜드이다.

뉴욕 매장 1층에는 치킨 로봇 석 대가 설치돼 조리할 예정이다. /로보아르테

◇한국의 맛과 기술로

-왜 하필 땅값 비싼 뉴욕에 직영점을 내나

“‘한국식 치킨’ 맛을 제대로 알리려면 뉴욕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맨해튼 5번가 중 한인타운이 있는 지역은 뉴욕 안에서도 식음료 매출이 상위권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시장 분석을 해보니, 낮에는 간단한 식사류 치킨을 팔고, 밤에는 한국의 치맥(치킨과 맥주)과 한국식 소주 칵테일을 곁들이면 한류를 경험하기에도 좋은 장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치킨 로봇 설치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요새 미국에서 히스패닉 조리사 한 명 구하려면 얼마 드는 줄 아나. 숙련도에 따라 다르지만, 초봉만 5만~7만달러는 손에 쥐어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 ‘로봇 쉐프’는 4만9000달러 정도면 설치가 가능하다. 조리사 초봉보다 저렴한 셈이다.”

뉴욕 매장 2층엔 바텐더 로봇도 설치해 소주 칵테일 등을 만들 예정이다. /로보아르테

-한국에 없던 바텐더 로봇까지 설치하는 이유는

“솔직히 나는 ‘음료 로봇’은 별로 마음에 들어하진 않았다. 로봇 팔 한 대로 음료를 만드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상황이 좀 다르다. 음료 한 잔 사 먹으려 해도 팁이 엄청나다. 뉴욕은 20% 넘게 팁을 주는 경우도 많다. ‘팁플레이션(팁과 인플레이션의 조어)’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만약 로봇이 음료를 만들어 기다림은 좀 필요하지만, 팁이 필요 없다면 어떨까.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 점을 노렸다.”

◇로봇의 진화

-튀김 음식은 많은데, 왜 하필 치킨부터 튀겼나

“사실 우리가 2018년 9월 로보아르테를 창업했을 땐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했다. 골목마다 치킨집이 넘쳐 치킨 장사 자체는 ‘레드 오션’이었지만, 이 중에서 아주 일부 점유율만 가져가도 승산이 있겠다고 생산했다. 다른 대규모 치킨 프랜차이즈에 치킨 로봇을 파는 기업 간 거래(B2B)도 염두에 뒀다.”

-치킨 로봇은 치킨을 어떻게 튀기나, 다른 튀김은 못 하나

“우리 로봇은 치킨(뼈 있는 닭 기준)을 9분 30초 동안 튀겨낸다. 그 중간에 치킨을 잠깐 공기에 노출(에어링)하거나 기름 안에서 흔들기, 기름 털어내기 등과 같은 동작을 사전 프로그램한 대로 해낸다. 가장 맛있는 치킨 튀김을 한 치의 오차 없이 해내는 것이다. 당연히 프로그램 입력만 달리하면 다른 것도 튀길 수 있다. 이미 국내에선 돈가스나 감자튀김 같은 음식을 해내고, 영국에선 피시앤칩스를 튀기는 데 쓰이기도 했다.”

-로봇 팔이 더 빨리 움직이면 더 빨리 치킨을 튀길 수 있지 않나

“우리 로봇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 로봇’이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일부러 천천히 움직이도록 감속기가 달린 로봇을 골라 개발한 이유다. 너무 빨리 움직이거나 과격하게 움직이면 함께 일하는 사람이 다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처럼 1시간에 50마리 정도 튀기는 속도의 로봇을 개발하게 됐다.”

-가맹점들에겐 로봇 설치비가 엄청 나지 않을까

“대여하는 방식으로 설치해준다. 국내 설치나 해외 설치 등 조건에 따라 렌털 비용은 차이가 나지만, (국내에서는) 3년 동안 로봇 팔을 빌릴 경우 매달 160만원 정도 내면 설치해준다.”

-’맛부심’도 대단하다던데

“매장(전국 10곳)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치킨 메뉴만 11가지가 있다. ‘후추를 후추후추’ ‘바삭바삭바삭바삭’ 등과 같은 메뉴가 인기 있다. 지난해 5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기인대회 때 치킨 200마리를 튀겨 윤석열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들에게 선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우리 롸버트 치킨을 맛있게 드시더라.”

롸버트치킨 뉴욕점이 들어설 건물 모습. /로보아르테

-뉴욕 매장엔 누가 오면 좋겠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단골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치킨을 나르는 날이 온다면 머스크가 단골이 안 되리란 법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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