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어떡해"…희생자 영정 놓인 화성시청 분향소 울음바다
배성재 기자 2024. 7. 4. 17:15
▲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는 유가족들
오늘(4일) 오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희생자 추모를 위해 마련된 화성시청 분향소 제단에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됐습니다.
화재 사고 후 열흘 만에 희생자 영정이 공개된 겁니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2시 50분쯤 모두누림센터 유족 대기실에 있던 영정과 위패를 품에 안고 나와 분향소로 향했습니다.
유족 40여 명은 영정과 위패를 끌어안고 모두누림센터에서 천천히 걸어 나와 분향소에 다다랐습니다.
영정을 들고 눈물을 흘리던 유족들은 다른 유족이나 대책위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가까스로 시청 로비까지 이동했습니다.
곧이어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등 종교인들이 유족들로부터 영정과 위패를 넘겨받아 제단에 올리자, 유족들 사이에선 참았던 울음이 일제히 터져 나왔습니다.
제단에는 희생자 23명 가운데 15명의 영정과 20명의 위패가 놓였습니다.
일부 희생자의 유족은 유가족협의회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고인의 얼굴, 이름 등이 공개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유족은 추후 영정과 위패를 분향소 제단에 올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단에 놓인 영정 중에는 20대 초반 희생자의 앳된 얼굴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종교인들의 추모 예식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유족들 일부는 "아이고 내 새끼, 너만 혼자 가면 어떡하니"라며 흐느꼈습니다.
추모 예식은 유족들이 희생자의 영정 사진 앞에 헌화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끝났습니다.
추모 예식이 끝난 이후에도 일부 유족은 단상 앞에 주저앉거나 엎드려 오열했습니다.
유족 1명이 오열하다가 탈진해 구급차로 옮겨지기도 했습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는 더 많은 이들이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영정과 위패 없이 운영돼 온 시청 분향소에 영정 등을 놓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쯤엔 유가족들과 아리셀 대책위 관계자 등 20여 명이 추모 분향소에 영정과 위패를 모시는 것을 불허한 화성시 조치에 반발해 시장실 앞에서 1시간여 항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이곳은 영정과 위패가 없는 임시 추모 공간"이라며 "공공 청사 내부 공간을 공식 분향소로 이용하는 것은 당연히 허가가 필요한 사항이어서 불허 통보를 했던 건데 유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배성재 기자 ship@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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