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몸만 푼 것 같은데, 시즌2 요구 거세진 '미스터리 수사단'

[엔터미디어=정덕현] 이제 겨우 몸만 푼 것 같은데, 시즌1이 끝나버렸다. 그런데 반응은 폭발적이다. 어서 시즌2를 해달라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넷플릭스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에 쏟아지는 반응이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지니어스> 시리즈와 <소사이어티 게임>, <대탈출>, <여고추리반> 등의 히트 예능 프로그램으로 게임, 추리 서바이벌 예능에 있어 확고한 팬덤을 갖고 있는 정종연 PD의 '작품'이다.

굳이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작품'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건, 이 프로그램이 예능의 형식을 갖고 있긴 하지만 거의 하나의 '작품'이라고 할 만큼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리 예능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인 바 있는 이용진을 위시해 최근 예능에 물이 오른 이은지, <더 타임호텔>에서 남다른 추리력으로 맹활약한 존박, 방탈출에 진심이라는 혜리 그리고 차세대 이승기의 면모를 가진 김도훈과 어딘가 똑부러지는 MZ의 느낌이 강한 카리나가 수사단으로 꾸려졌다.
본부에서 미션을 받은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부터가 흥미롭다. 엘리베이터 같은 공간에 들어가면 각 미션 장소로 이동하게 되는데, 주어진 6시간이 표시되고 그 안에 미션을 완수하고 돌아와야 본부로 올 수 있다. 이러한 흥미로운 설정과 함께 6회 시즌1 분량에는 3회씩 두 개의 에피소드가 담겼는데, 그 소재가 먼저 시선을 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체 시도하지 않았던 사이비 종교, 크리처물이 그것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사이비 종교에 의해 납치되어 희생제물이 될 위기에 처해 있는 여성들을 구하기 위해 수사단이 나섰고, 두 번째 에피소드는 잠수함을 배경으로 연락이 두절된 요원들의 생사를 알아보던 중 그곳에서 탄생한 크리처의 존재를 알게 되고, 미션을 완수한 후 크리처를 피해 탈출하는 과정을 그렸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영화 한 편을 방불케 하는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정교하게 만들어진 세트와 연출이 더해지고, 곳곳에 숨겨놓은 단서들을 수사단이 매의 눈으로 찾아내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특히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생명의 위협이 느껴지는 순간까지 펼쳐지는 스토리와 그 속에서 상황을 뒤집는 수사단의 이야기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리얼로 그려진다는 게 <미스터리 수사단>이 가진 묘미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전반적으로 추리 예능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를 의도적으로 추구한 면이 있어 보인다. 마니아들 입장에서는 너무 쉬운 문제를 너무 어렵게 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하지만, 보통의 시청자들에게는 오히려 진입장벽이 전혀 없는 몰입감을 만들어주는 면이 있다.
역시 추리 예능의 관건은 출연자들이 얼마나 활약을 보여주는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리더격인 이용진의 활약은 독보적이다. 제작진의 의도를 어느 정도 간파하고 있는 듯한 그의 추리과정은 그래서 난관에 부딪쳤을 때 의외의 단서들을 찾아내게 해주기 하고, 때론 지나치게 빠져들 수 있는 긴장감을 슬쩍 풀어 웃음으로 바꿔 주기도 한다. 암호를 풀어내는 식의 문제 앞에서 존박과 혜리가 보여주는 활약과 남다른 눈썰미로 단서들을 찾아내고 몸 쓰는 일에 앞장서는 도훈의 솔선수범, 또 도라에몽처럼 필요한 걸 얘기하면 척척 내놓는 '짐꾼' 역할의 카리나, 그리고 상황 파악이 빠른 이은지까지 빈틈없는 캐릭터들의 매력들이 수사과정에서 드러난다.

또한 이 작품은 그간 K콘텐츠가 다양한 장르물들을 시도하며 쌓아 놓은 노하우들이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그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완벽하게 만들어진 세트는 그 위에서 그대로 영화를 찍어도 괜찮을 법한 느낌을 주니 말이다. 워낙 커진 스케일에 높은 완성도까지 담보하고 있어 마치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래서일까. 두 개의 에피소드밖에 없이 끝난 시즌1은 아쉬움이 더욱 크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제 막 몸 좀 풀고 제대로 합도 맞아돌아가는 상황에 끝난 느낌이다. 벌써부터 시즌2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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