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 하청 노동자들 “정규직은 유급 10일, 우리는 0일”

김용희 기자 2024. 7. 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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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디(HD)현대삼호(옛 현대삼호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들이 휴가 사용과 관련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전남조선하청지회, 현대삼호중공업지회가 공개한 '하청노동자 여름휴가 유급 5일 보장을 요구하는 찬반투표' 결과를 보면 98%가 여름휴가 유급 5일 요구안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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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정규직의 절반이라도 보장해달라”
HD현대삼호 하청노동자들이 4일 기자회견을 열어 하청노동자에게도 유급휴가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제공

에이치디(HD)현대삼호(옛 현대삼호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들이 휴가 사용과 관련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전남조선하청지회, 현대삼호중공업지회가 공개한 ‘하청노동자 여름휴가 유급 5일 보장을 요구하는 찬반투표’ 결과를 보면 98%가 여름휴가 유급 5일 요구안에 찬성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1일부터 30일까지 스티커 붙이기, 스마트폰 큐알(QR)코드를 이용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전체 하청 노동자 1만2천여명 중 4013명(큐알코드 573명, 스티커 3440명)이 참여했다. 큐알코드 설문 참여자 중 현재 본인의 여름휴가 방식에 대해 50.4%는 무급휴가, 40.8%는 2~3일 유급휴가라고 답했다. 유급 4∼5일은 7%, 6일 이상은 2.6%에 그쳤다.

반면에 현대삼호 정규직 노동자의 여름 휴가는 유급 10일로 주말을 포함하면 최대 16일을 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다단계 하청 고용에 놓인 물량제 노동자, 돌관 노동자는 모두 무급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물량제는 원청이 하청에 작업물량을 배정하면 하청업체는 프리랜서 노동자와 계약을 맺어 작업하고 물량별 작업대금을 나누는 방식이다. 돌관은 작업기한을 맞추기 위해 단시간 고강도 노동에 투입하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물량제와 돌관 노동자 모두 하청업체 소속 상용직 노동자보다는 임금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조선산업에 만연한 다단계 고용형태와 임금구조가 노동자의 휴식권을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하청노동자는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쉴 권리를 포기하고 다단계 고용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원청이 나서 하청 상용직 노동자와 물량·돌관 노동자와의 임금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현대삼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척의 선박은 정규직, 비정규, 상용직, 물량팀, 돌관팀, 프리랜서, 사내업체, 사외업체 노동자가 생산하고 있다”며 “모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원청은 복잡한 하청 고용구조를 단순화하고 임금체계를 개선해 하청노동자에게 정규직의 절반인 5일이라도 유급휴가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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