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의 아트홀릭] "통합 청주시 10주년 그리고 강익중"

2024. 7. 4. 15: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글: 정승조 아나운서 ■

7월입니다.

한 해의 하반기가 시작되는 달이죠.

학교 대부분이 방학을 맞고 여름 휴가를 떠나는 분들이 많은 달입니다.

장맛비로 인한 큰 피해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달이기도 하고요.

그런가 하면, 이맘 때 수확한 자두의 맛은 참 좋죠.

이렇듯 7월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달인데요.

최근 여기에 또 하나가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지난 7월 1일 통합 청주시가 출범 10주년이 된 겁니다.

이를 기념하는 전시가 오늘(4일) 개막했습니다.

정승조의 아트홀릭은 통합 청주시 10주년 기념전 '청주 가는 길: 강익중'을 기획한 청주시립미술관의 '성은정 학예연구사'를 만났습니다.

▮ 통합 청주시 10주년 기념전의 작가는 '강익중'입니다. 선정 배경이 있을 텐데요.

통합 청주시는 주민 주도의 행정구역 통합을 실현한 최초의 지방자치단체입니다.

청주와 청원의 통합은 양 지역의 대립적인 갈등을 시민 화합으로 이끌었다는 데 의미가 큰데요. 시민의 힘으로 이뤄낸 통합 청주시 10주년 기념전에서는 ‘상생과 통합’의 의미를 예술 작품을 통해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에 ‘소통과 화합’, ‘조화와 연결’의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온 청주 출생 강익중 작가의 작품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작가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 그렇군요. 그의 어떤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Ik-Joong Kang, 2017, Photo by Woongchul An

전시는 강익중 작가가 지난 40년간 추구해온 개념을 바탕으로 제작한 3인치 캔버스와 삼라만상, 달항아리 시리즈와 한글 프로젝트, 야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연구해 온 드로잉, 신작 등을 소재별로 구분해 선보입니다.

특히 전시에서는 고향의 산천인 우암산과 무심천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설치 작품도 새롭게 선보이는데요. 또한 10미터 높이의 1층 전시장에는 3,000여 개의 한글로 구성된 대규모의 '내가 아는 것' 설치작을 국내 미술관에서는 최초로 청주에서 보여줄 예정입니다.

▮ 기대되네요. 작가 강익중은 어떤 계기로 예술계에서 주목받았나요.

강익중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미술공부를 하고 1984년 졸업과 동시에 뉴욕으로 건너갔습니다.

뉴욕 유학 시절에는 학업과 생업을 이어가며 하루에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그림 그리는 시간이 부족해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동하며 그릴 수 있게 작은 3인치 캔버스를 제작해 일상의 단편적인 이미지나 생각들을 그려 넣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3인치 캔버스는 하나만 놓고 보면 손바닥 크기지만 수백 수천, 수만 개가 군집을 이루며 다채로운 조형적 이미지를 구현해 내었고, 이 작품으로 강익중은 뉴욕화단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 그야말로 의미 있는 작품이네요. 그는 뉴욕 생활을 얼마나 이어간 겁니까?

(꿈의 다리(A circle)) 드로잉, 1985-2019

10여 년을 뉴욕에서 활동했죠.

이후 1996년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1년 후인 1997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대표 작가로 특별상을 수상했고요. 재외 작가라는 인식을 넘어 국내외 미술계의 조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작가는 90년대 말부터 다수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세계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 대중들과 소통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작품이 말하는 주된 의미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연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활동 초기부터 현재까지 매체와 방식은 다르지만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융화되고 화합되어 연결을 이루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강익중 작가의 작품은 우주를 품은 코스모스와 같습니다. 즉 작품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 나와 너,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그러한 지점이 작품의 특징일 것 같습니다.

▮ 그런 만큼 전시 구성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 쓰셨겠어요.

Mountain and Wind (Night View), 2007-2010, 2,611 Works, 23 x 23in each, Public Outdoor Project, Mixed Media on Wood and LED, Gwanghwamun, Seoul, Korea, Commissioned by Korean Government

맞습니다. 전시 구성에 신경을 쓰지 않은 부분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본적인 출품작은 작년에 전시 기획 단계에서 대부분 정해졌지만, 전시장 연출 구성과 디스플레이를 하면서 많은 부분을 더 채우기도 하고 비워내기도 했습니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옛 KBS 방송국을 리모델링한 공간이기 때문에 전시 공간이 다른 미술관들과는 많이 다른데요. 그래서 특이하기도 하고 특별하기도 한 이 공간에서 작품이 공간과 잘 화합할 수 있도록 연구했습니다. 작가께서 작품을 설치하는 동안 미술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볼거리 많은 전시를 선보이고자 오랜 시간 논의하고 고민했습니다.

특히, 1층 전시장을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아크릴로 벽면을 채운 전시장에 '내가 아는 것' 글귀를 아이들의 목소리로 채웠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목소리와 어우러져 평면적인 공간이 입체적으로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 대표작으로 어떤 작품을 소개하시겠습니까.

2층 전시장에 자리한 '해피월드' 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가로, 세로 3인치(약 7.6cm)의 작은 정사각형에 1만 여개의 오브제와 그림을 이루어진 이 작품은 작가의 대표적인 ‘3인치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림 그릴 시간이 부족해 3인치 캔버스 여러개를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오가는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그림을 그렸고, 이렇게 모인 작은 작품들이 작가를 대변하는 3인치 작품의 시작입니다.

이 작품은 전시장에 설치된 300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다양한 자연의 소리와 어우러져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시각과 청각으로 보여줍니다.

(탁구대), 2019, 혼합매체, 가변크기

▮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도 있겠지요.

1층 전시장을 가득메운 '내가 아는 것' 설치작입니다.

작가가 활동 초기부터 시처럼, 일기처럼 한 줄씩 써 내려간 작품으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조화를 이루는 한글 프로젝트입니다. 단순히 글귀로만 읽혀지는게 아니라 다양한 색을 입혀 시각적으로도 재미를 더한 이 작품은 많은 부분 공감되는 글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마음으로부터 나온 진심어린 조언이나 삶의 지혜를 공유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인데요.

더욱이 작가가 살면서 터득한 문장들이다 보니 작가의 삶과 일대일로 마주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문장들이 친근하게 다가왔고요. 작가님을 처음 뵈었을때도 낯설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아는 것' 작품 앞에서서 한 문장씩 글귀를 읽어가다 보면 관람객들고 작가와 마주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이번 전시를 꼭 봐야 하는 이유! 말씀해 주신다면요.

통합 청주시 10주년 기념전 청주 가는 길: 강익중, 포스터

'청주 가는 길: 강익중'은 그가 걸어온 40여 년의 활동을 고향 청주에서 회고하는 전시로, 지금까지 부분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강익중의 핵심 연작과 신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특히 이번 전시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전시에서 고향의 산천인 우암산과 무심천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설치 작품을 새롭게 선보이고요. 또한 10미터 높이의 1층 전시장 벽면에 3,000여 개의 한글로 구성된 '내가 아는 것'은 야외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최초로 대규모로 선보입니다.

▮ 마지막으로 아트홀릭 독자들께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익중 작가의 대표적인 3인치 작품에서부터 미술관 현장에서 제작한 신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조화와 연결, 화합, 꿈, 희망의 메시지를 작가의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건데요. 더불어 SNS 인생샷과 소중한 기억 모두 남길 수 있을 거라 자부합니다. 아트홀릭 독자들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사진 제공: 청주시립미술관)

■ 통합 청주시 10주년 기념전 '청주 가는 길: 강익중'
- 기간: 7. 4.(목) ~ 9. 29.(일)
- 장소: 청주시립미술관 본관 1, 2층

정승조 아나운서 /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방송인으로 CJB 청주방송에서 활동 중이다.

#충청 #충북 #세종

Copyright © CJB청주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