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3.9%, 성적 이미지 공유 요구 받아…불법 촬영 피해 2.7%

오세진 기자 2024. 7. 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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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3.9%는 온·오프라인에서 본인 모습이 담긴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정부 차원의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중·고생 응답자 3.9%가 아는 사람(오프라인 지인 및 온라인에서만 아는 인물)으로부터 본인의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라거나 공유하자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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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첫 실태조사’ 결과 공개
지난 2022년 9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보당 당원들이 디지털 성폭력 사건에 대한 경찰의 신속한 대응과 성착취물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 등을 촉구하는 정당연설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3.9%는 온·오프라인에서 본인 모습이 담긴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정부 차원의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4일 이런 내용의 ‘2023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인식 및 피해 경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 예방 등을 위해 정기 실태조사를 하도록 한 개정(2020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2023년 처음 시행한 조사다.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교 행위 및 다른 성적 행위를 표현한 사진이나 영상 등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로 정의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중1~고2 학생 4757명(여 2307명·남 2450명)을 대상으로 학급 단위 면접조사(자기기입식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중·고생 응답자 3.9%가 아는 사람(오프라인 지인 및 온라인에서만 아는 인물)으로부터 본인의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라거나 공유하자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런 피해는 여학생(5.9%)이 남학생(2.2%)보다 더 많이 겪고 있었다.

중·고생 2.7%는 낯선 사람 또는 아는 사람으로부터 불법촬영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자신의 성적인 사진·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거나 이를 빌미로 원치 않는 행동을 강요받은 적이 있는 이들도 0.6%였다. 피해 학생들은 주로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이나 성적인 사진·영상을 더 보내라는 강요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1%는 자신의 얼굴 등이 담긴 성적 이미지 유포·공유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 이런 피해 대부분(1.0%)은 불법합성물(얼굴·신체·음성 등을 성적 사진이나 동영상에 합성·편집) 유포 피해로 가해자는 주로 친구(64.4%)였다. 불법합성물을 만들어 오프라인에서 타인에게 보여주거나 지인에게 문자로 전송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법합성물 유포 피해 경험률은 남학생(1.4%)이 여학생(0.6%)보다 소폭 높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김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고교 남학생들 사이에서 허위영상물 제작·유포가 성폭력으로 인지되지 않고 일종의 놀이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인으로부터 불법촬영 피해를 경험한 중고생 46.1%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을 하더라도 경찰 신고(12.1%), 피해자 지원기관에 도움 요청(12.4%) 등 공적 기관을 통하기보단 또래 친구나 선·후배에게 알렸다(22.4%)는 답이 많았다. 이런 경향은 성적 이미지 유포 및 유포 협박 피해를 받은 이들에게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불법촬영이나 성적인 이미지 유포·협박, 공유 강요 등에 대해 엄한 처벌(5점 척도에 평균 4.73점)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여학생(여중 4.79점, 여고 4.85점)이 남학생(남중 4.67점, 남고 4.61점)보다 엄벌 필요성을 더 크게 느꼈다.

이번 실태조사에선 한국어 기반의 불법 성적영상물 유통 사이트 가운데 하루 페이지뷰가 가장 많은 1곳에 대한 핵심어 표시(해시태그) 분석이 진행됐는데, 그 결과 전체 영상물 중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28.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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