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힘 너무 과신했다" 충격의 10실점 이후…'KKKKKKKK+2G 연속 QS' 이마나가, 6이닝 3실점 '부활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충격의 10실점 투구 이후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서는 모습이다. 두 경기 연속 승리와 연이 닿진 못했으나, 선발 투수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다.
이마나가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86구,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8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 선발 라인업
필라델피아 : 브라이슨 스탓(2루수)-트레이 터너(지명타자)-알렉 봄(1루수)-닉 카스테야노스(우익수)-에드문도 소사(유격수)-위트 메리필드(3루수)-크리스티안 파셰(좌익수)-요한 로하스(중견수)-파라엘 마르첸(포수), 선발 투수 잭 휠러.
컵스 : 니코 호너(2루수)-마이클 부시(1루수)-코디 벨린저(우익수)-스즈키 세이야(지명타자)-이안 햅(좌익수)-크리스토퍼 모렐(3루수)-댄스비 스완슨(유격수)-피트 크로우-암스트롱(중견수)-마겔 아마야(포수), 선발 투수 이마나가 쇼타.
지난 4월 5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8로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한 것을 비롯해 9경기째까지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이마나가는 5월말 첫 고비를 만났다.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4⅓이닝 동안 2개의 피홈런을 포함한 8피안타 7실점(7자책)으로 무너진 까닭. 그리고 6월 첫 등판에서도 '라이벌'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4⅓이닝 동안 5실점(1자책)으로 두 경기 연속 어려움을 겪었다.
이마나가는 6월 10일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에서 6⅔이닝 2실점(2자책), 1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는 7이닝 1실점(1자책)으로 부활하는 듯했으나, 지난 22일 뉴욕 메츠전에서 악몽을 꿨다. 당시 이마나가는 3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피안타를 맞는 등 10실점(10자책)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는 일본프로야구 시절의 커리어를 통틀어 최악의 피칭이었다. 그래도 거듭된 부진은 없었다. 직전 등판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다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수확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메츠전의 여파는 매우 큰 모양새였다. 이마나가는 28일 샌프란시스코전이 끝난 뒤 "(10실점 경기 이후) 무척이나 불안했다. 잠을 잘 못자는 날이 많았다"며 "완급 조절을 통해 상대 타자를 이길 수 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직전 등판을 통해 느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내가 왜 80%의 힘으로 던지려고 했을까. 내 자신의 힘을 엄청나게 과신하고 있었다"고 자책했다.
퀄리티스타트를 손에 넣었지만, 샌프란시스코전의 결과도 만족하지 못했다. 이마나가는 "더 연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그리고 5일 휴식을 취한 이마나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마나가는 1회 선두타자 브라이슨 스탓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는 듯했으나, 트레이 터너와 닉 카스테야노스를 상대로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병살타를 곁들이며 필라델피아 타선을 요리해 나갔다.
순항하던 이마나가의 첫 실점은 3회였다. 선두타자 요한 로하스를 스플리터로 삼진 처리한 뒤 라파엘라 파르첸에게 던진 3구째 커터가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으로 몰리게 됐고, 여지없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이마나가는 '위닝샷'으로 포심 패스트볼을 선택해 스탓과 터너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KKK'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4회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잘 넘겼고, 5회에는 마르첸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실점은 없었다.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낸 이마나가는 승리 요건을 손에 넣게 됐는데, 문제는 6회였다. 선두타자 터너에게 안타를 맞은 이마나가가 후속타자 봄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허용한 것. 몸쪽 낮은 코스를 찌르는 직구였는데, 봄이 이를 제대로 공략했다. 이후 이마나가는 수비 실책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고, 퀄리티스타트를 손에 넣었지만 오히려 패전 위기에 몰리게 됐다.
그래도 '최악'은 피했다. 컵스가 경기 후반 균형을 맞추면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도 불구하고, 평균자책점이 3.07에서 3.16으로 소폭 상승한 것을 비롯해 타선의 넉넉한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와 연이 닿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따르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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