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반도체 '상고하저 호조' 예상…점점 더 커지는 숙제는?

권애리 기자 2024. 7. 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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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4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정부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올려 잡았네요. 역시 반도체군요.

<기자>

지금 나올 그래프는 우리나라의 최근 3년간 수출에서 반도체, 자동차, 그리고 조선 이렇게 지금 우리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삼총사 같은 3개 부문의 수출 성장세 추이를 그려본 겁니다.

2022년 하반기 이후로 급격하게 나타났던 마이너스 행진에서 완전히 회복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삼대장을 제외한 다른 업종들을 모아보면 보시는 것처럼 올해 들어서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아직 크게 호전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 수출이 살아나고 있다, 그런 얘기 지금까지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못 느끼겠다. 나는 힘든데 도대체 어디가 좋아지고 있다는 거지?" 생각하셨던 많은 분들은 이 3가지 업종이 아닌 분야에서 일하실 가능성이 큽니다.

그만큼 우리가 지금으로서는 반도체, 자동차, 그리고 조선 그중에서도 반도체에 크게 기대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2에서 2.6%로 훌쩍 올려 잡은 우리 정부도 그만큼 반도체 수출 호조에 기대를 걸고 전망을 수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좋은 소식이 앞으로도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권 기자 취재로는 반도체 전망은 앞으로는 어떨 거라고 하던가요?

<기자>

일단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요.

이렇게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3분기에는 2분기보다는 그 성장세가 좀 둔화될 걸로 보이지만요.

이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우리 전체 수출에 대한 전망도 딱 이 반도체 수출 전망과 비슷한 기울기로 움직입니다.

상반기만큼 대단한 기세로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할 거다, 하지만 호조는 유지할 걸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의 가늠자다, 풍향계다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반도체나 2차 전지 같은 중간재들은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아져야 주문이 많이 들어옵니다.

뭔가 생산을 늘리려고 할 때 사가는 품목들이니까요.

미국만 나 홀로 좋았던 세계 경제가 이제 좀 살아나는 모습이 보이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한국 중간재 주문이 늘고 있다는 게 글로벌 신용평가사 S&P의 분석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우리나라 자재부장님들이 보는 제조업 경기는 6월에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좋아졌습니다.

경기가 확장 국면이라는 답변이 지난 5월에 이어서 두 달째이기도 합니다.

<앵커>

우리 반도체 경기가 이렇게 살아나는 건 역시 인공지능 열풍이 큰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원래 반도체 중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데요.

그중에서도 AI 인프라에 들어가는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우리 메모리 반도체 D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까지 3분의 1 수준으로 급증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AI붐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이게 한 자릿수에 그치는 비중이었는데, 그만큼 새로운 수요가 빠른 속도로 폭발할 거라는 거죠.

이게 큰 변화인 게 원래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주름잡은 메모리 반도체는 말하자면 네모난 벽돌 같은 겁니다.

집을 짓든 가게를 짓든, 아무튼 세상이 뭘 많이 짓는 분위기기만 하면 네모난 벽돌은 만들어 쌓아 놓는 대로 누구한테나 잘 팔리죠.

그런데 이렇게 우리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 비중이 갑자기 크게 높아질 거라고 하는 HBM은 벽돌은 벽돌인데 블록형입니다.

이걸 사가겠다고 하는 회사가 원하는 스타일의 맞춤형 블록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주문에 맞는 HBM을 생산함으로써 지금 전 세계적으로도 AI 열풍의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이 HBM을 과거에 연구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고요.

지금은 다시 개발 중이지만 아직 엔비디아와의 협업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AI 열풍은 이제 시작이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 우리나라의 양대 반도체 기업이 둘 다 HBM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어야 메모리는 한국, 이라는 지금까지의 위치를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

일단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보이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커다란 과제가, 특히 삼성전자에 주어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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