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서방 블록' 역할하는 상하이협력기구…중러 주도

이우탁 2024. 7. 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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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외부 간섭 반대" 한목소리…美 겨냥
SCO 발전전략 논의 주목…주요 국제현안도 논의
아스타나 SCO 정상회의 행사장 [카자흐스탄 국영뉴스통신 카진포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1996년 4월 중국 상하이에 모인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정상들은 '국경 지대의 군사적 신뢰 강화를 위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상하이 5국(Shanghai Five)'이 형성됐다. 여기에 2001년 6월 우즈베키스탄이 합류하면서 상하이협력기구(SCO)가 출범하게 됐다.

SCO의 중심국가는 중국과 러시아이다. 양국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축으로 하는 서방과는 대립 관계를 추구했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안보협력 체제였지만 2012년부터 NATO에 준하는 협력 모델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도전하기 시작한 중국은 SCO의 확대를 추진했다. 2017년 6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입했고, 2023년 7월에는 이란이 가입했다. 9개국의 정회원이 형성된 것이다.

몽골과 벨라루스 2개국은 준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고, 투르크메니스탄과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독립국가연합은 초청 국가 또는 기구이다.

<그래픽>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 현황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7일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청궈핑(程國平)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파키스탄과 인도가 이번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SCO 가입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또 스리랑카, 튀르키예,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캄보디아, 네팔, 이집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몰디브, 미얀마, 아랍에미리트는 대화 파트너로 지정됐다.

SCO는 당초 테러리즘과 분리주의, 극단주의를 '3대 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공동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역적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의 안전 보장 확립이 주요 활동 목표가 되기도 한다.

다만 정회원국 간의 정치적 이해와 입장이 달라 진정한 의미의 안보 협력체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미국과 패권 경쟁에 돌입한 중국과 이에 적극 협력하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최근에는 미국과 서방에 대항하는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

SCO 정상회의 장소인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3일 오후(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났다. 두 정상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 달 반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혼란스러운 국제 형세와 외부 환경을 맞이해 양국은 대를 이은 우호의 초심을 계속 견지하고 중러 관계의 독특한 가치를 끊임없이 보존하며 양국 협력의 내생적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며 "양국의 정당한 권익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 수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악수하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 [크렘린궁 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푸틴 대통령도 "우리는 러중의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사상 최고의 시기에 있다고 언급했다"며 "그 관계는 평등과 상호 이익, 서로의 주권에 대한 존중이라는 원칙 위에 만들어졌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의 발언은 다분히 미국과 서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푸틴 대통령이 "우리의 협력은 누군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우리는 어떤 블록이나 동맹을 만들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2035년까지 SCO 발전 전략 등에 대한 주요 현안이 다뤄질 것이라고 카자흐스탄 대통령실이 밝혔다. 또 벨라루스가 정회원국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년째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SCO 간 협력 문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등도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만난 푸틴(우)과 에르도안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푸틴 대통령은 3일 나토 회원국이기도 한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도 만나 우크라이나 상황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시리아 긴장 해소,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튀르키예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번 SCO 정상회의에는 회원국 정상이나 대표를 비롯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도 참석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고리로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SCO를 기반으로 미국과 서방을 견제하는 행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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