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CJ라이브시티'와 '서울아레나'의 엇갈린 희비

김진수 2024. 7. 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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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CJ라이브시티와 결별…공공개발 전환
경기도민 거센 반발…청원 동의 중
서울시-카카오, 도봉구에 '서울아레나' 착공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 /자료=한화 건설부문

경기도 고양시에 케이팝(K-POP) 전용 아레나(공연장)를 지으려던 'CJ라이브시티' 사업이 물거품이 됐어요. 이달 1일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 간 사업협약이 해제됐거든요. 이튿날 서울 도봉구에선 카카오의 '서울아레나' 착공식이 열렸어요. 두 아레나 조성 사업의 운명이 엇갈린 배경은 무엇일까요?

올해 6월에서 내후년으로 미뤄지더니…

'K-컬처밸리(CJ라이브시티) 복합개발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한류월드 내 30만2265㎡(약 9만2000평) 부지에 총사업비 2조원을 투자해 케이팝 전용 공연장과 호텔, 쇼핑 시설을 짓는 사업입니다. CJ라이브시티 아레나는 4만2000명을 수용가능한 대규모 공연장이에요.

경기도는 2016년 5월 CJ E&M 컨소시엄과 기본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사업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구 케이밸리)와 매매·대부 계약을 맺었어요. 상업시설(1만3000평)과 숙박시설(7000평) 용지를 각각 1319억원, 29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이에요. 테마파크(7만2000평) 용지는 공시지가 1% 대부율로 50년간 빌려주기로 했고요.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는 네 차례에 걸친 사업계획 변경 끝에 2021년 10월 테마파크 착공식을 개최했습니다. 테마파크와 상업·숙박시설까지 올해 6월 완성하는 게 목표였죠. 당시 CJ라이브시티는 "매년 2000만명 넘게 방문해 연 1조6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운영 개시 후 10년간 33조원의 직간접 경제 파급효과와 28만명의 취업 유발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하지만 아레나 공사는 지난해 3월 멈춰섰어요. 여느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건설자재와 인건비 변동에 따른 공사비 상승 이슈가 발목을 잡았죠. 같은해 12월 국토교통부는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를 가동했어요. 그리고는 경기도에 CJ라이브시티의 비용 절감과 유동성 확보 방안을 지원하라는 권고를 내렸어요.

CJ라이브시티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아레나 시공을 맡은 한화 건설부문과 공사비 변경 협의 완료 후 세부 계약 변경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변경 계약 체결 및 경기도와의 민관합동 PF 조정위원회 조정안에 대한 협의 완료 후 공사 재개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고 공시했어요.

CJ ,7000억원 '물거품'…경기도민 청원도

경기도는 지난 1일 민간사업자인 CJ라이브시티와의 사업협약을 해제하고 공영개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 기관은 국토부 조정안을 바탕으로 합의를 진행해왔는데요. 사업 지연으로 발생한 '지체상금 1000억원'을 두고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에요.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법률자문 결과 지체상금 감면은 특혜·배임문제가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 표명해왔다"면서 "그러나 사업시행자가 지체상금 감면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며 갑자기 입장을 변경했다"고 설명했어요.

그는 또 "사업기간을 연장하고 감사원 사전컨설팅 결과를 종합해 협의해나가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합의가 불가능하게 됐다"며 "민간사업자 공모가 아닌 공공주도의 공영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어요.

경기도청원 홈페이지엔 'CJ라이브시티 관련 상세한 소명, 재검토, 타임라인 제시 요청'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료=경기도청원 캡처

이로써 CJ라이브시티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투입한 7000억원의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외부 요인으로 사업이 지연돼 억울하다는 입장이에요. 공사비 이슈 외에도 대규모 전력 공급 불가, 한류천 수질 개선 공공사업 지연 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웠거든요.

CJ라이브시티 유치가 간절했던 고양특례시는 유감을 표명했어요. 고양시는 "108만 고양시민의 숙원사업인 CJ라이브시티가 무산돼 실망감이 매우 크다"는 입장을 냈어요. 그러면서 "경기도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고양시와 긴밀하게 협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고요.

경기도청원 홈페이지엔 'CJ라이브시티 관련 상세한 소명, 재검토, 타임라인 제시 요청'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이날 오후 5시경 기준 3700여 명의 동의를 받았어요. 의왕시에 산다는 작성자는 "공공개발이 CJ라이브시티 등 민간기업 주도 진출과 비교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도민들이 알아야 한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다면 CJ라이브시티와 재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강북 대개조 이끌까…카카오 '서울아레나' 출항

한편, 지난 2일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는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민간투자사업' 착공식이 열렸어요. 창동아레나로 불리던 '서울아레나'는 창동역 인근 약 5만㎡ 부지에 2만8000명을 수용 가능한 케이팝 공연장을 짓는 사업이에요. 

서울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특수목적법인(SPC) 서울아레나가 3120억원을 투입하는데요. 카카오가 SPC의 주요 출자자로 참여합니다. 준공 목표는 2027년 3월입니다. 카카오 측은 "연간 180만명이 방문하고 공연 문화 생태계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서울아레나'는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 약 5만㎡ 부지에 2만8000명을 수용 가능한 케이팝 공연장을 짓는 사업이다. /자료=서울시

전문가들은 서울아레나가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의 수익형 민자사업이라는 점에 주목했어요.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입장에선 공공이 책임질 부분이 적은 BTO 방식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말했어요. 서울아레나는 서울시가 사업부지를 제공하고 SPC가 사업비 조달과 설계·시공을 맡습니다. SPC에 출자한 카카오는 준공 후 30년간 운영 및 유지관리를 담당해요. 시설 소유권은 서울시가 갖고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가 사업 추진동력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강북 대개조' 목표를 제시하며 도봉구와 노원구 일대를 미래산업 거점으로 점찍었답니다. 서울아레나 부지를 문화예술거점으로, 창동차량기지 일대를 디지털바이오시티로 개발하기로 했어요.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과 강북 간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문화 콘텐츠를 서울의 먹거리로 삼는다는 명분이 있다"며 "창동은 차량기지 개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가 있어 교통과 문화가 결합함으로써 수도권, 지방 인구까지 유입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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