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항로 정하고 안전관리…"선장·선원 없는 선박 온다"[미래on]

박종홍 기자 2024. 7. 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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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완전 자율운항 목표로 각종 AI솔루션 개발·실증 '순항'
"항해 기술은 속속 구현 중…무인선박 허용하는 국제법 등 제도 개선 선행 필요"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1800TEU 컨테이너선인 한국형 자율운항선박(해양수산부 제공, 자료사진)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자율주행차량 산업 분야뿐 아니라 조선업계에서도 인공지능(AI)을 선박에 접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인공지능을 통해 최적의 운항 경로를 확보하고,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배가 알아서 감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 배가 스스로 항해하는 자율운항 선박의 꿈을 향해 업계는 항해하고 있다.

◇안전관리·운항경로 AI 솔루션 실증 착수

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자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선사 팬오션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솔루션 실증에 나섰다. AI 선내 안전관리 패키지 솔루션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오션와이즈가 실증 대상이다.

안전관리 패키지 솔루션은 선박 내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운항 중인 선박의 사고를 미연해 방지하고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인식해 신속한 대응을 돕는다. 컨테이너 유실이나 화재·연기 등 구조요청 상황 발생, 안전장비 미착용 같은 안전 이슈가 발생할 경우 사용자에게 알림을 제공한다.

이 같은 종류의 안전관리 솔루션을 암모니아추진선에 적용하면 암모니아 미세 누출원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연료로서 암모니아는 탄소 배출이 없다는 친환경성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인체에 유해해 해당 위험을 관리하는 게 암모니아추진선 개발의 핵심 과제일 정도다.

오션와이즈는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통해 선박의 위치정보만 알아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고,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적의 운항 경로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탄소 배출 감축과 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자율운항 4단계 향해…조선3사, 실증부터 보조 기술 수주 활발

AI 솔루션 개발은 궁극적으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풀이된다. 선박이 사고 위험 요소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최적의 운항 경로를 찾는 것 모두 자율운항선박에 필요한 기술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는 2015년 544억 달러에서 2030년 254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19년 71억 달러에서 2030년 143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운항선박 시장 범위에 따라 수치는 다르지만 수 배 성장할 것이 당연시 되는 셈이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원격운항이 가능한 2~3단계의 자율운항선박 기술 실증 작업을 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자율운항선박 등급에 따르면 1단계는 배를 운항하는 선원의 의사 결정을 돕는 수준이고, 2단계에선 배를 원격으로 운항하지만 선원이 비상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3단계는 탑승 선원이 필요 없는 단계, 4단계는 원격 제어도 없이 배가 스스로 운항하는 단계다. 한화오션의 경우 2030년까지 4단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자율운항 전용 시험선인 한비(HAN-V)를 건조해 자율운항기술을 검증·보완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실제 대형 선박과 유사한 운항 데이터를 쌓아나가며 실제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자율운행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에 자체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SAS)을 탑재하고 거제도에서 제주도를 거쳐 대만 가오슝항까지 1500㎞의 항로를 운항하는 데 성공한 뒤 고도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충돌 위험시 알람을 제공하는 등의 자율운항보조시스템은 현재도 건조되는 선박에 탑재하고 있다.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가 개발한 하이나스(HiNAS) 컨트롤(구 하이나스 2.0) 수주 계약을 체결해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하이나스 컨트롤은 자율운항선박 등급 2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하이나스 컨트롤은 지난해 1분기부터 현재까지 150여 척을 수주했고 10여 척에 탑재를 완료했다. 전 단계인 하이나스 내비게이션(구 하이나스 1.0)은 400척 이상 수주해 100여 척에 탑재를 마쳤다.

HD현대 사내벤처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선박 시연회에서 공개된 경로 설정 내비게이션. 2022.7.12ⓒ 뉴스1 이동해기자

◇"항해 기술은 실제 구현…위기 대처 기술 개발, 국제법 개정 필요"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민관이 최소 2조 원 이상을 투입해 중장기 미래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을 발표했다. 완전 자율운항선박의 경우 2040년까지 상용화를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자율운항선박이 4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현재 활발히 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 인식 기능, 상황 판단 기능 외 선박 제어 기능과 항만에서의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율운항선박이 실제 운항에 나설 수 있도록 관련 국제법이 완비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운항선박은 항해 기술에선 어느 정도 실제 구현되고 있지만 문제 발생 시 대처할 기술들도 같이 개발돼야 한다"며 "또한 선원이나 항해사를 태우지 않고 운항할 수 있게끔 국제법도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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