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교회 첨탑’… 올해도 ‘위태위태’ [현장, 그곳&]

박소민 기자 2024. 7. 4.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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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9시께 화성시 송산동에 있는 한 교회.

이곳 주민 김정수씨(66)는 "동네마다 교회 첨탑이 우후죽순 세워져 있는데 장마나 태풍 때마다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며 "철거를 하거나 안전장치가 세워져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경기도내 교회 첨탑 2개 중 1곳이 안전성 평가에서 위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8월10일께 동두천시 상패동의 한 교회 첨탑이 태풍 '카눈'으로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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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태풍·강풍에 쓰러져... 주택가·학교 주변 위험 도사려
도내 작년 기준 1천804개 산재... 높이 8m 넘는 855곳 점검만
철거비 지원 인천·서울과 대조... 道 “시정 대상 재점검 등 노력”
3일 오전 화성시 송산동의 한 교회 첨탑이 어린이보호구역에 있다. 김태우 수습기자

 

3일 오전 9시께 화성시 송산동에 있는 한 교회. 어린이보호 구역에 위치하고 있는 이 교회는 첨탑이 바로 위에 설치돼 있었다.

강풍 등 자연재해나 기타 이유로 인해 첨탑이 넘어갈 경우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처럼 보였다. 이곳 주민 김정수씨(66)는 “동네마다 교회 첨탑이 우후죽순 세워져 있는데 장마나 태풍 때마다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며 “철거를 하거나 안전장치가 세워져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같은 날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죽동의 한 교회 첨탑도 상황은 마찬가지.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철탑 밑은 차량을 피해 지나가는 시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경기도내 교회 첨탑 2개 중 1곳이 안전성 평가에서 위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시정조치에 대한 확인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여름철 태풍 등으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죽동의 한 교회 첨탑 밑으로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탓에 차량과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김태우 수습기자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교회 첨탑 개수(지난해 8월 기준)는 1천80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1천25개)보다 증가한 수치다.

도는 지난 2021년과 지난해 2차례에 걸쳐 교회 첨탑에 대한 단속을 진행했다. 첨탑 수가 워낙 많다 보니 단속 대상은 높이가 8m 이상인 곳(855개)으로 한정됐다.

이중 부식 등 노후화로 인한 위험성이 적발된 건수는 453건(52.9%)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후 도는 시정 조치를 요구했지만 시정이 완료됐는지에 대한 확인 절차는 따로 없었다.

안전성 보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교회 첨탑이 쓰러지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10일께 동두천시 상패동의 한 교회 첨탑이 태풍 ‘카눈’으로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외에도 2020년 수원, 2019년 시흥, 2017년 고양 등 태풍이 북상할 때마다 교회 첨탑이 쓰러졌다.

일부 시에서는 철탑으로 인해 발생할 재해를 막기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인천 남동구는 재난관리기금 1억원을, 이보다 앞선 지난 2021년 서울시는 1억2천만원의 철거비를 지원하는 등 혹시나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고 있지만 경기도의 경우 이 같은 지원도 전무한 상황이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자체는 단속을 통해 계도 조치를 하고 시정 되지 않았을 경우 벌금을 고지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교회는 사유지라 강제하기 어렵고 개수가 많아 일일이 점검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철거비 지원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시정 조치를 내렸던 교회에 대해서는 재점검 공문을 보내는 등 안전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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