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거점으로 아세안 공략 본격화한 정의선 "규모 더 키우겠다"

이태성 기자 2024. 7. 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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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 오른쪽부터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KNIC: Karawang New Industry City)에 위치한 HLI그린파워(Hyundai LG Indonesia Green Power)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을 열었다.

HLI그린파워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베터리셀 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아세안 전기차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Luhut Binsar Pandjaitan)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등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 양국 정부 인사가 참석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의 완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은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이룬 협력의 결실"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자원 순환형 수소 솔루션에서부터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영역을 함께 개척하겠다"고 했다.

오는 17일 인도네시아에 출시되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이 탑재된다. 코나 일렉트릭은 아이오닉 5에 이어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2022년 3월 준공)에서 생산하는 두번째 전기차 모델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최초 현지 일괄 생산체제를 갖춘 유일한 브랜드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과 특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는 시작...아세안 공략 거점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부터 전기차까지 일괄 생산해 다른 동남아 국가에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배터리 생산을 대규모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도네시아가 가진 니켈·리튬 같은 광물자원을 잘 이용해 규모를 더 확장해 가겠습니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생태계 완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 전기차 생태계가 구축되면 물류비가 줄어들고 배터리 공급 납기일을 단축시켜 전기차 생산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공급할 수 있는 만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현대차는 현지화된 차량'이라는 이미지까지 가져갈 수 있다. 정 회장이 전기차 생태계 완성을 강조한 이유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현대차의 아세안 공략을 위한 출발점이다. 정 회장은 이날 "인도네시아를 통해 또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진출하며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를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생산 거점을 인도네시아로 두고 아세안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아세안 지역은 차세대 자동차 시장 수요를 책임질 블루오션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아세안 공식 포털에 따르면 아세안 전체 인구는 6억 7170만명(2022년 기준)에 달한다. 평균 나이는 30세로, 소비시장과 생산연령 인구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적인 사이즈를 갖춘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정 회장은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가 시장을 선점해 '일본 텃밭'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품질'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선 일본차가 오래 전부터 많이 들어와 있지만 결국 판단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라며 "최고 품질의 제품으로 성능과 원가 측면에서 잘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준공식을 한 HLI그린파워는 총 32만㎡ 부지에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을 갖추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배터리셀은 자동차 배터리의 가장 기본 부품으로, 모듈, 팩의 순서로 조립돼 자동차에 최종 장착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물론 현대차·기아의 다양한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우선 오는 17일 인도네시아에 출시되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이 탑재된다. 코나 일렉트릭은 아이오닉 5에 이어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에서 생산하는 두번째 전기차 모델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공공 장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전기차 라이프사이클 내 자원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중고 배터리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탑재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오른쪽부터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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