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9월쯤 민주당에 큰 위기...與 변해야 이탈층 온다" [與 당권주자 인터뷰]
"반사이익 기대지 말고 매력적 정당으로 자강해야"
"군 사령관 아닌 셰르파 같은 리더십 보일 것"
'배신의 정치' 비판엔 "전근대적"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르면 9월부터 민주당이 대단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민주당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후보가 '이재명의 위기'를 꺼낸 의도는 국민의힘 대응 때문이다. 그는 "(야당의 위기에 대한) 반사이익에만 기대면 총선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면서 "민심이 바라는 방향대로 국민의힘이 시급히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상병 특별검사법에 대한 조건부 찬성 의사를 밝힌 이후 경쟁 후보들이 제기하는 '배신의 정치'란 비판에 한 후보는 "대단히 전근대적"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다만 "가급적 대응하지 않고 참겠다"고 했다. '친윤석열계의 집중 견제에 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설마 그렇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총선 패배로 사퇴한 지 두 달 만에 당권 도전에 나섰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심판을 받았다. 하지만 선거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우린 괜찮고, 이대로 계속 가보자'는 느낌을 국민에게 줬다. 국민들은 '너희를 이렇게까지 두드려 팼는데, 너희는 아파하지도 않는구나'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국민을 약 올리는 일이다. '국민의힘이 바뀌었네'라고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나섰다."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총선 패배는 100% 내 책임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두 달간 심판의 민심을 제대로 따르지 못했다. 내가 지금 나서는 것이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의 기반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 생각했고, 도움이 될 거란 확신에 도달했다."
-소수 여당의 원외 대표는 한계도 분명한데.
"민심을 얻으면 된다. 지금 민주당은 유례없는 폭주를 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수사 검사 탄핵 추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민심이 민주당을 강하게 제지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힘 문제다. 우리가 민심을 따르는 모습을 보일 때 드라마틱하게 지지율도 상승하고, 더 이상 국민들도 민주당 행동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시기를 구체적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인가.
"이 전 대표의 재판 일정을 감안하면 9월부터 11월 사이에 민주당은 대단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검사 탄핵도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유죄가 예상되면서 나오는 무리수다. 상식적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이재명으로는 안 된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이다. 반사이익으로 승리하는 시대는 지났다. 매력적 대안이 될 수 있게 자강을 해야 한다. 지금이 골든 타임이다."
-야권에선 한동훈 특검법을 추진한다. 당권 경쟁자들도 '채 상병 특검에 찬성하면 한동훈 특검도 찬성하라'고 압박하는데.
"나와 관련된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 경찰에서 모두 무혐의 결론을 냈다. 어떤 내용으로 특검하겠다는 것인가. 내가 아닌 윤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 야당이 여당 전대 기간에 이를 추진한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가장 잘 싸울 후보라는 걸 입증하는 것이다."
-'배신의 정치'라는 경쟁 후보들 비판도 이어지는데.
"공공선 추구라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배신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사람을 기준으로 정치 세력을 구분하는 것은 대단히 전근대적이다. 가령 '친한동훈계'라고 내가 어떤 이슈에 대해 아주 이상한 입장을 취할 때 무조건 나를 따르면 되겠나. 반대로 내가 국민을 위해 좋은 정책을 냈을 때 '반한동훈계'라고 반대만 해서 되겠나."
-당정관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대표가 되면 우선 당정관계를 합리적으로 쇄신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사안별로 정답을 내기 위한 치열한 토론을 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어느 일방이 정하는 대로 그대로 수용하는 구조로는 국민을 위한 정답을 내기 어렵다."
-당권을 잡으면 어떤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 생각인가.
"방향만 옳다고 되지 않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간다고 하자. 서쪽 방향만 맞다고 갈 수 있나.산과 바다를 어떻게 넘을 것인지 그런 디테일을 잘 챙기는 것이 현대사회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나를 따르라'는 군사령관 같은 리더십이 아니라, 국민을 주인공으로 만들면서도 먼저 위험을 감지하는 히말라야의 셰르파 같은 리더십이 중요하다."
-경쟁 후보 대비 비교 우위가 있다면.
"축구에 비유하면 나는 3대 0으로 지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공격수를 늘리고, 필요하면 골키퍼까지 공격에 투입하자는 편이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그냥 수비수를 늘리고 상대 실수를 기다려보자는 쪽인 것 같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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