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LG와 합작 印尼 배터리셀 공장 준공… 亞 수출 가속페달

카라왕·브카시=한재희 기자 2024. 7. 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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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年 15만대분 생산해 장착
17일 코나 일렉트릭 현지 출시
관세 혜택 받고 아세안 국가 판매
한중일 삼국지 속 도약 발판 마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3일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의 배터리셀 공장인 HLI그린파워 준공식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이 ‘코나 일렉트릭’ 차량 보닛에 서명을 하자 곁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해당 차량은 HLI그린파워 배터리셀을 활용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1호 차량이다. 오른쪽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현대자동차 제공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셀과 자동차를 생산해 다른 동남아 국가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입니다.”

3일(현지 시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인도네시아에 있는 HLI그린파워 공장 준공식이 끝난 뒤 이 공장이 현대차가 만든 전기차의 아세안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마련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공장인 HLI그린파워의 준공식을 진행했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에는 니켈과 리튬 등이 (풍부하게) 있어서 그 부분을 잘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32만 ㎡ 부지에 설립된 HLI그린파워는 전기차 배터리 15만 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 아세안 수출 전진기지

3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현대자동차 생산공장(HMMI)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일렉트릭’ 하부에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곳에서 만든 배터리셀은 차로 30분 거리인 브카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생산공장(HMMI)으로 전달된다. 이날도 HLI 공장에서는 완성된 배터리셀 18개를 한 묶음으로 포장해 HMMI로 보낼 준비를 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HLI그린파워의 배터리를 활용해 현지에서 생산되는 첫 전기차는 코나 일렉트릭이다. 최근 시범생산을 시작해 18일 현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정 회장의 안내를 받아 HLI그린파워 공장 내 코나 일렉트릭의 운전석에 앉아보고, 생산된 코나 일렉트릭 1호 차량 보닛에 직접 서명을 하기도 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될 뿐 아니라 아세안 지역에 널리 수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가가치 기준으로 역내 생산이 40% 이상 이뤄지면 아세안 국가끼리 교역을 할 때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 역내 생산율이 약 8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혜택과 관련해 정 회장은 “세부적인 부분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아이오닉5에도 (코나 일렉트릭과) 같은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산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중일 전기차 삼국지 치열

현지 생산 체제를 완비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진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가 우위를 가져올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일본차들이 강세를 보이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는 최근 비야디(BYD)나 울링 등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진출해 ‘한중일 삼국지’가 격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 1∼5월 인도네시아 승용차 전체 판매에서 6위, 전기차 판매에서 4위에 위치했다. 승용차 전체 판매 1∼5위는 모두 일본 업체고, 전기차 판매 1∼3위는 중국 업체들이 접수했다. 더군다나 BYD는 13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들여 2026년까지 인도네시아에 15만 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8억∼9억 루피아(약 6800만∼7700만 원)에 달하는 아이오닉5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는 프리미엄 모델 이미지가 강했다”며 “중국 차량들과 가격 격차가 크지 않은 수준인 5억∼6억 루피아(약 4200만∼5100만 원)로 책정된 코나 일렉트릭이 출시됨에 따라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해외 생산 차종에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원료 공급망이 탄탄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네시아 시장서 만든 배터리를 활용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일부 국내에서 사용하게 되고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초기 수요를 가져갈 생각”이라며 “국내에서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이곳(인도네시아 배터리)에서 커버할 것이고 인도에서 나오는 전기차도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라왕·브카시=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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