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독일 에센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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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축제인 웨스트윈드(Westwind 2024) 페스티벌 참가를 위해 지난 6월 초 독일 에센시를 다녀왔다.
이 축제는 개최지가 고정돼 있지 않고 매년 독일 북서부 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도시들을 돌아가면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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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축제인 웨스트윈드(Westwind 2024) 페스티벌 참가를 위해 지난 6월 초 독일 에센시를 다녀왔다. 이 축제는 개최지가 고정돼 있지 않고 매년 독일 북서부 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도시들을 돌아가면서 개최된다. 에센시 북부 과거 탄광의 기계를 돌리는 ‘엔진 하우스’를 공연예술 공간으로 바꾼 극장과 그 주변 정원을 축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도시 내임에도 불구하고 자연과 옛 산업시설이 문화공간과 어우러져 캠핑장 같기도 하고, 자유롭고 노마딕한 분위기를 자아내 매우 흥미로웠다. 또 에센에는 유네스코 세계산업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졸버레인 석탄광산산업단지’가 있는 곳으로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고 과거 산업시설이 현재의 산업박물관, 디자인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시설과 어우러져 축제가 아니어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축제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필자가 관심을 갖게 된 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 지역이 우리 현대 이주사와 관련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축제를 한창 즐기던 중 축제를 기록하는 아시아계로 보이는 영상작가를 만났는데 자신은 한국계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그의 부친도 근처 도시에서 생활하고 계신다고 했다. 바로 자신은 파독 광부의 2세라고 했다. 반갑기도 했고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바로 이 지역은 1950~60년대 석탄과 철 생산으로 유명한 곳으로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력난으로 많은 이주 노동자를 받은 지역이다. 1960~70년대 파독 근로자, 즉 광부와 간호사들이 어렵고 낯선 환경에서 언어와 문화의 불편함을 딛고 일하던 곳이 바로 이 지역인 것이다. 당시 그들의 송금액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에 육박했다고 한다. 그 후 그들은 독일 사회에 비교적 잘 정착했고 그동안 한·독일 교류의 큰 매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 땅에서 많은 생산활동을 통해 우리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제 그들이 없으면 우리 사회가 지탱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가 됐다. 인구절벽이 더욱 심화될 미래에는 오히려 이들의 이민을 더욱 장려해야 할 처지가 될 것이다. 과거 1960~70년대 가난을 뒤로한 채 어려운 근로조건에도 불구하고 먼 이국땅에서 노동을 통해 조국의 경제 부흥에 큰 역할을 했던 우리 부모, 조부모 세대와 중첩되면서 과연 우리는 지금 이주 근로자들을 올바로 바라보고 있는지 반성할 따름이다.
한편 다음 축제 개최지인 뒤셀도르프의 시립극장과 파독 한국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디아스포라 노동 문제를 다룬 작품을 같이 만들어 보자는 데 동의한 것이 이번 축제 방문의 또 다른 성과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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