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냉면 가격의 경제학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2024. 7. 4.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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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가격에 대한 이슈가 이어진다.

올해 봄부터 기상여건이 호전되고 대부분 농산물이 새로운 재배를 시작하면서 농산물 가격문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한데 최근에는 냉면을 비롯한 여름철 대표 음식메뉴의 가격이 인상됐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다.

신선 농산물과 냉면 등 음식 가격은 모두 우리 국민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가격의 원가구성을 따져보면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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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식품가격에 대한 이슈가 이어진다. 기상이변으로 농산물의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르자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농산물 가격의 안정을 위해 산지수급 안정화와 유통구조 개선 등을 진행한다.

올해 봄부터 기상여건이 호전되고 대부분 농산물이 새로운 재배를 시작하면서 농산물 가격문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한데 최근에는 냉면을 비롯한 여름철 대표 음식메뉴의 가격이 인상됐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다. 냉면이나 삼계탕 등 특정 시기에 수요가 몰리는 음식의 경우 '한철 장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짧은 기간에 최대한의 매출을 올리는 구조인데 거의 매년 메뉴가격을 올려 소비자의 불만이 많다. 특히 냉면은 원래 서민이 즐겨 먹는 음식임에도 서울지역은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됐고 유명 식당의 냉면 가격은 1만5000원을 넘어 2만원에 육박해 큰 부담이 된다.

신선 농산물과 냉면 등 음식 가격은 모두 우리 국민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가격의 원가구성을 따져보면 차이가 있다. 농산물 가격의 경우 산지에서 수확한 농산물 가격에 소비지로 유통하는 과정에서 추가되는 유통마진이 합쳐진 결과로 산지수급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식당의 메뉴가격은 원재료 구입비 외에 인건비와 이윤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해 결정된다. 일례로 냉면 가격을 올린 식당에서 원재료 가격의 상승을 주로 얘기하지만 정작 냉면 가격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임대료·인건비 등의 간접비용과 식당 주인의 이윤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고객이 줄을 서서 먹는 냉면집 주인은 가격인상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사실 시장경제 체제인 우리나라에서 손님이 몰리는 식당의 주인이 가격을 올리는 것은 그리 지탄받을 일이 아니다. 나중에 가격이 너무 비싸 식당에 오는 고객의 발길이 끊기고 식당이 망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시장경제 시스템에선 손님이 몰려 가격을 올리는 식당이 있으면 가격을 올리지 않거나 내려서 손님을 모으는 식당이 서로 경쟁하면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게 돼 있다. 소비자는 자신이 방문하려는 식당의 냉면 가치보다 가격이 높다고 생각하면 아쉽더라도 다른 식당으로 가면 그만이다.

문제는 유명 냉면집의 가격인상 소식을 들은 일반 냉면집 주인들이 분위기를 보고 가격을 동반해서 올릴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언론을 통해 2만원에 근접하는 냉면이 팔린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참에 우리도 가격을 조금 올려도 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정보의 문제인데 가격인상 관련 정보 외에 가격인하 또는 이른바 '착한 가격'에 대한 정보가 보다 다양한 경로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도 포털사이트 등에서 식당 메뉴와 가격, 이용자 후기를 찾아볼 수는 있지만 내가 먹고 싶은 메뉴에 대한 정보를 찾기에는 번거롭고 시간이 걸린다. 주유소의 유가검색 사이트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메뉴에 대한 주변 식당의 가격과 고객평가 등의 정보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면 합리적인 선택을 통한 적정 가격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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