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해병 특검법’ 단독 상정… 與는 필리버스터 돌입

박국희 기자 2024. 7. 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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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폐기 한달여만에 재강행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회 본회의에 ‘해병대원 특검법’을 단독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국회법에 따라 상정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섰지만, 야당은 다수 의석을 이용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고 4일 오후 특검법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지난 5월 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 재표결로 폐기됐던 해병대원 특검법을 야당이 한 달여 만에 다시 강행 처리하면 여야 대치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애초 지난 2일 국회 대정부 질문 직후 특검법을 상정하려 했다. 하지만 질문에 나선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 발언으로 본회의가 중단되자 이날 특검법을 상정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전날과 달리 대정부 질문에 앞서 특검법을 상정했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예정된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은 무산됐다. 민주당은 4일 특검법 통과 후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2시 열릴 예정이었던 본회의는 여야가 각자 의원총회를 열며 1시간 이상 늦게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김병주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김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이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도 오전 예정돼 있었지만 국민의힘이 거부해 열리지 않았다.

결국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본회의에 앞서 김 의원을 대신해 “대정부 질문 중에 있었던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애초 “대정부 질문이 파행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이라고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대로 사과하라”고 항의하자 유감을 표시했다.

그 직후 우원식 의장은 해병대원 특검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나가 “대정부 질문을 위한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는 전례가 없다”고 항의했지만 우 의장은 상정을 강행했다. 우 의장은 “국민 60% 이상이 순직 해병 특검법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라며 “국민의 뜻에 따라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국회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의사 진행 발언에 나선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다짐했던 의정 활동 맞느냐”고 하자 야당 의석에선 “네”라는 대답과 함께 웃음이 터졌다.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해병대원 특검법’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반대 취지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며 우원식 국회의장을 바라보고 있다. 유 의원이 인사를 생략한 채 발언을 시작하려 하자 우 의장이 “저한테 인사 안 하시나요?”라고 물었고, 유 의원은 “인사받을 만큼 행동만 해주시면 그렇게 하죠”라고 답했다. /뉴시스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이 시작되면서 우 의장은 대정부 질문을 위해 기다리던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의 퇴장을 허가했다. 이날 무제한 토론에는 국회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을 시작으로 민주당 박주민 의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등이 차례로 나섰다. 발언석으로 나온 유 의원이 인사를 하지 않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저한테 인사 안 하시나”라고 했고, 유 의원은 “인사받으실 만큼 행동해주시면 인사하죠”라고 했다.

4시간 넘게 토론을 이어 나간 유 의원은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특검법이고 위헌적 요소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약 50분간 ‘찬성 토론’에 나선 박주민 의원은 “대통령, 대통령실 관계자도 수사 받아야 한다. 사실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뒤이어 나선 주진우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해병대 조사가 급하게 이뤄졌다며 “대장동 비리 같은 경우 일주일이나 열흘 만에 민주당 인사 10명씩 입건해서 조사받으러 나오라고 하면 수긍하겠느냐”고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왜 민주당 의원을 예로 들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와 별개로 본회의장 앞에 ‘범인과 그 조력자, 사법기관 조사하고 탄핵할 자격 있습니까?’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연좌 농성도 벌였다. 전날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 관련 사건 등을 수사한 검사 4명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규탄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에 들어가자마자 토론 종결 요구 안건을 제출했다. 무제한 토론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180석) 이상의 찬성으로 토론을 강제 종료할 수 있다. 민주당(170석)은 조국혁신당(12석) 등과 함께 4일 오후 토론을 종료한 뒤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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