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다른 가전 하나로 연결… ‘스마트홈 전쟁’ 2R

변희원 기자 2024. 7. 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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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마트홈 플랫폼 ‘앳홈’ 인수

LG전자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을 인수한다. 우선 지분 80%를 사들이고, 향후 3년 내 나머지 2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LG전자가 앳홈을 인수한 것은 ‘인공지능(AI) 홈’ 생태계 확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앳홈은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를 보유한 플랫폼 기업이다. 가전의 브랜드나 종류에 상관없이 이들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어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도 스마트홈에 생성형 AI 기술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원격제어 수준을 넘어 AI 홈으로 진화한 ‘스마트홈 2.0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스마트홈 2.0 전쟁 본격화

스마트홈은 TV, 에어컨 등 가전을 연결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스마트 스피커 하나로 원격제어하는 기술이다. 창문과 커튼을 여닫거나 집 안에서 차량 시동을 거는 등 센서만 있다면 무한하게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가전 브랜드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청소기는 다이슨, 냉장고는 삼성전자, 에어컨은 LG전자를 쓰는 경우, 어느 한 회사의 제품을 중심으로 개발된 스마트홈 플랫폼으로는 타사 제품까지 제어할 수 없다. 스마트홈에선 다른 브랜드 간에도 호환이 가능한 개방성과 확장성이 중요한 요소다.

앳홈은 이런 개방형 생태계를 더 확장시켜줄 것이란 게 LG전자의 판단이다. 앳홈의 대표 제품인 호미 프로는 5만여 종의 가전 및 IoT 기기를 연결하고 와이파이, 블루투스, 매터(IoT 기기 간 통신 언어 표준 중 하나) 등 다양한 연결 방식을 지원해 개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앳홈이 운영하는 호미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이케아, 다이슨 등 전 세계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연결·제어하는 앱이 1000여 개 등록돼 있다. 이 앱스토어 안에서 스마트홈을 위한 앱들을 다운받아 플랫폼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연결된 생태계에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내놓은 AI 가전 신제품만 해도 냉장고, 세탁·건조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 15종에 달한다. 이달부터는 가전제품용 AI 음성 비서 서비스 ‘빅스비’에 LLM(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기술을 추가할 예정이다. “덥다”고 얘기하면 AI가 에어컨을 작동해 실내 온도를 낮춰주는 등 사람과 대화하듯이 자연스럽게 음성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다음 가전 업계 경쟁은 ‘AI 홈’

지금까지 스마트홈 생태계는 가정의 사물을 플랫폼과 통신을 통해 제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최근에는 여기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AI 홈 개발이 시작됐다. AI 홈은 AI 가전과 생성형 AI를 결합해 집에서 각종 사물을 통해 서비스를 받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이용자가 직접 사물을 제어할 필요 없이 AI를 통해서 집의 환경을 원하는 대로 조성하는 것이다. 생성형 AI의 폭발적인 성장 이후 가전 업체와 빅테크는 AI 홈 생태계 경쟁에 들어갔다.

빅테크와 해외 가전 업체도 AI 홈 시장을 겨냥해 개방성을 확대하거나 기존의 스마트홈 플랫폼에 생성형 AI를 더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 구글홈의 ‘API(응용 프로그램 개발 환경)’를 개방해 생태계를 확장한다. 개발자들이 구글홈 API를 사용해 다양한 제조사의 스마트홈 기기를 이용 가능한 앱을 만들 수 있다. 구글에 따르면 개발자들이 제조사에 상관없이 약 6억대의 스마트홈 기기에 접근할 수 있다. GE는 구글 클라우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HQ’에 생성형 AI를 접목하기로 했다. 미국 스마트홈 점유율 1위인 아마존도 하반기에 가정 내 사물을 제어하는 스마트 스피커 알렉사에 LLM을 추가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홈

TV,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비롯한 집 안의 모든 장치가 유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돼 소비자가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기기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기반이 된다. 냉난방 제어부터 조리법 등까지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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