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눈물’ 네이버… 주가 연일 바닥, 임원은 연일 매도

황규락 기자 2024. 7. 4. 00: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2.1조원 사 ‘순매수 1위’
그래픽=김현국

네이버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와 이커머스 경쟁 심화, 검색 점유율 하락 등 악재가 이어지며 연일 바닥을 찍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선 글로벌 빅테크와 직접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네이버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총 2조178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2위인 삼성SDI보다 6300억원가량 많았다. 하지만 3일 네이버 주가는 15만9800원까지 내려갔다. 전날 20개월 만에 16만원 선이 깨진 뒤 이틀 연속 하락했다. 개미들이 믿고 매수한 네이버가 ‘개미의 무덤’으로 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김현국

◇발목 잡은 ‘라인야후 사태’

네이버가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가 하향세를 그리게 된 결정적 시점은 라인야후 사태로 네이버 지분 매각 협상이 공식화된 때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의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조치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행정지도를 내렸다. 5월 8일 열린 라인야후 결산 설명회에서 이데자와 다케시 최고경영자(CEO)는 “위탁처(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지분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후 네이버 주가는 5월 17일부터 2주간 수직 하락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수연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단기적으로 라인야후 지분 매각은 안 하겠다”며 선을 그은 만큼,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현국

네이버 임원들도 보유 주식을 대량 처분하며 주가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두 달 사이에 이인희 리더가 자사주 2억4378만원어치를 판 것을 비롯해 하선영 리더 1억6869만원어치, 김정미 리더 8828만원어치 등 임원들의 매도가 이어졌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기업 임원의 자사주 매도는 투자자에게 주가 하락의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미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도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오히려 모회사 주가에는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올해 1분기 기준 1억6900만명으로 전년보다 200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히려 1000만명 넘게 줄어들었다. 기업 가치도 시장 기대보다 낮은 4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불투명한 성장 동력

네이버 주가가 반등의 계기를 못 잡는 것은 미래 성장 동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3일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웹 검색엔진 점유율은 올해 1월 61.9%에서 7월 58.52%로 약 3.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구글의 점유율은 5%포인트 상승했다. 구글 등 빅테크의 생성형 AI가 검색에 활용되고, 갈수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으로 검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네이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김현국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을 중심으로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C커머스’도 불안 요소다. 단기적으로는 C커머스가 적극적으로 국내 마케팅을 벌이면서 네이버의 광고 수익이 증가하겠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 여기에 유튜브도 이커머스 기능을 강화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는 유튜브 영상에서 댓글을 통해 판매 페이지로 넘어갔지만, 이제 영상을 보다가 ‘제품 보기’를 누르고 이름과 주소 등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네이버는 자사 서비스에 1020세대를 끌어들여 활력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한편,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숏폼(짧은 영상) 서비스 ‘클립’의 크리에이터 2500명을 모집하며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 광고, 커머스 등에 적용해 서비스를 초개인화하며 생산성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라인야후 지분 이슈를 포함한 중장기 사업 전략 발표, AI 서비스로 경쟁력 입증, C커머스의 침투에 대한 방어가 가시화되는 각 시점에 순차적인 회복을 기대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