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딸’들 성화에 ‘상식’에서 ‘정청래식’으로 바꾼 박찬대 원내대표

조선일보 2024. 7. 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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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극성 지지층인 ‘개딸’들 온라인 카페에 2일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민주당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비교하며 “정 의원님의 법사위 진행 안 보셨나” “박찬대, 착하기는 한데” “답답하네” 등의 내용이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대통령실 인사들이 출석한 운영위를 진행하며 국민의힘 의원에게 “입 닫아라”는 말을 했다가 항의를 받자 유감을 표했다. “퇴장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실행하지는 않았다. 상식적 진행이다. 반면 정청래 위원장은 ‘채 상병 특검법’ 청문회에서 전 국방장관과 군복 입은 장성을 수시로 퇴장시키며 횡포에 가까운 진행을 했다. “어디서 그런 버릇이냐” “가훈이 정직하지 말자인가” “토 달지 말라”며 군인들을 모욕하고 조롱했다. 개딸들은 박 원내대표도 이렇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의 말이 거칠어졌다. 3일 검찰총장이 민주당의 검사 탄핵 시도를 비판하자 “존재감 없는 검찰총장” “어이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 동맹 맺을 수 있나”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자는 것인가”라고 했다. 역대 어떤 정부도 일본과 동맹을 추진한 적이 없다. 불가능한 일이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박 원내대표도 모를 리 없지만 친일 몰이까지 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을 언급하며 “(윤 정권은) 국민에 의해 퇴출당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루 만에 개딸 요구에 맞춘 것이다.

박 원내대표도 민주당 내에서 온건파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사람이다. 그런데도 개딸은 성에 차지 않는다고 성화를 부린다. 박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와 개딸의 낙점을 받아 당내 경선 없이 추대됐다. 앞으로 더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려 할 것이다.

민주당에선 이 전 대표나 친명에 조금이라도 미운털이 박히면 공천은 물론 어떤 국회직도 받기 어렵다. 반면 개딸 박수 소리에 맞춰 상대방에게 막말을 퍼붓고 타협 대신 폭주를 하면 앞길이 열린다. 이런 당이 국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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