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천만영화 나와도 못 웃는 극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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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반이 지난 시점, 극장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상반기 영화계에선 1000만 관객 작품이 두 편이나 나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가 시장을 지배한 후 영화계는 줄곧 고전 중이다.
이 격변의 시대에 영화계는 새로운 흥행 공식은 무엇인지, 영화가 나갈 길은 어떠한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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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반이 지난 시점, 극장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상반기 영화계에선 1000만 관객 작품이 두 편이나 나왔다. ‘파묘’와 ‘범죄도시4’가 새 기록을 썼지만, 영화계에선 함박웃음을 보기 쉽지 않다. 1000만 영화를 아래에서 든든히 받쳐줄 ‘허리 영화’들이 자취를 감춰서다. 올해는 300만∼700만명의 관객을 모은 한국영화가 한 편도 없었다.
객단가는 각종 할인을 제외하고 관객 한 명이 실제 낸 금액이다. 제작사들은 극장이 할인을 남발하면서 객단가가 1만원 아래로 내려왔다고 비판한다. 또 멀티플렉스 3사가 할인혜택의 대가로 이동통신·카드사로부터 보전받은 돈을 제작·배급사와 제대로 나누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한다. 극장들은 억울하다면서도, 통신·카드사에서 얼마를 돌려받는지는 비밀 유지 조항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선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급기야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극장 3사가 투자·배급사와 수익 분배 과정에서 깜깜이로 일관한 ‘불공정한 정산’을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4일 신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홀드백’은 이해관계가 더 복잡하다. 홀드백은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오더라도 시간차를 둔 후 IPTV·OTT에 풀어 극장에 유리한 지형을 만드는 방식이다. OTT 사업자는 당연히 홀드백에 부정적이다. 극장에서 빛 보기 힘든 영화들도 빠른 OTT행이 이득이다. 해외 OTT는 이를 적용받지 않으니 토종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도 생길 수 있다.
이 와중에 정부는 영화발전기금 재원이던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을 없애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초 ‘부담금 일괄 정비를 위한 22개 법률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영화발전기금은 각종 영화제와 다양성 영화 지원에 쓰여왔다.
이 격변의 시대에 영화계는 새로운 흥행 공식은 무엇인지, 영화가 나갈 길은 어떠한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은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연 토론회에서 “한국영화가 한두 해 시장 경색을 겪는다기보다 근본적 지각변동의 시기를 맞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영화의 자본화가 이뤄졌다”며 “주로 극장 자본 중심으로 투자·배급·제작이 수직통합되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19년이 자본화의 정점이었고, 이후 수직통합에 따른 자기모순으로 갈 길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라며 “코로나는 이를 부추긴 부차적 존재”라고 분석했다.
여름 영화 시장을 겨냥한 새 작품들이 속속 극장에 걸리고 있다. 올여름은 관객이 극장으로 더 많이 돌아올까. 6개월 후 ‘영화계가 늘 그렇듯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한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송은아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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