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두 실화인가' 두산, '5연승 기세' 롯데 13-8 격파…양석환·양의지 11타점 쾅쾅쾅![잠실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한 경기에 만루 홈런 2개를 친 타선의 화력에 힘입어 롯데 자이언츠의 5연승 기세를 꺾고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두산은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와 팀간 시즌 7차전에서 13-8로 이겼다. 두산은 2연패에서 벗어나면서 시즌 성적 45승39패2무를 기록해 4위를 유지했다. 롯데는 시즌 성적 35승41패3무를 기록해 kt 위즈(38승44패2무)에 밀려 7위에서 8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롯데는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최항(2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노진혁(3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박세웅이었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좌익수)이 선발 출전했다. 선발투수는 라울 알칸타라였다.
알칸타라에 이어 박세웅까지 양팀 선발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접전이 펼쳐졌다. 알칸타라는 2이닝 61구 4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6실점에 그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세웅은 타선이 경기 초반 무려 6점 리드를 안겼는데도 4이닝 90구 8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지키지 못했다.
두산 불펜은 3회부터 김민규(1⅓이닝)-이영하(1⅔이닝)-김강률(0이닝 1실점)-박치국(⅓이닝)-이병헌(⅓이닝)-최지강(1⅔이닝 1실점)-김택연(1⅔이닝)이 이어 던지면서 승리 이끌었다. 승리투수는 최지강이다.
타선에서는 양석환과 양의지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만루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양의지는 만루포와 투런포를 치면서 6타점을 쓸어담았다.
알칸타라는 2경기 연속 에이스의 기대에 걸맞지 않은 투구를 펼쳤다. 알칸타라는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3⅔이닝 5실점에 그쳐 반등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날 더 최악의 투구를 펼치면서 남은 시즌 두산과 동행해도 되는지 의구심을 품게 했다.
1회초 시작부터 롯데에 쉽게 선취점을 뺏겼다. 알칸타라는 2사 후 전준우에게 좌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시속 151㎞짜리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전준우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알칸타라는 0-1로 뒤진 2회초 대거 5점을 내주면서 마운드에서 더 버틸 수 없었다. 선두타자 나승엽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항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다음 타자 박승욱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손성빈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위기에서 노진혁과 마주했다. 노진혁은 롯데 이적 후 알칸타라 상대로 타율 0.625(8타수 5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노진혁은 알칸타라에게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뺏으면서 0-3으로 거리를 벌렸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는 윤동희가 볼넷을 얻어 다시 만루로 연결했고, 전준우가 좌인선상 3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0-6까지 벌어졌다.
2회말 양석환을 중심으로 두산이 반격하기 시작했다. 2사 후 양석환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날리면서 처음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강승호가 좌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1-6으로 추격하는 흐름을 만들기 시작했다.
3회말에는 양의지가 나섰다. 2사 후 라모스가 우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양의지가 좌월 투런포를 터트려 3-6까지 좁혀졌다. 양의지는 볼카운트 1-1에서 박세웅의 낮은 커브를 걷어올려 시즌 10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양의지는 이 홈런으로 KBO 역대 14번째, 포수로는 역대 4번째로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주장 양석환이 5회말 만루 홈런을 터트리면서 박세웅을 울렸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라모스의 우전 안타, 양의지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되자 롯데는 박세웅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김상수로 교체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때가 승부처라 판단해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김상수는 첫 타자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한 고비를 넘겼지만, 양석환의 벽을 넘진 못했다. 양석환은 좌월 만루 홈런을 때리면서 7-6으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볼카운트 2-2에서 김상수의 몸쪽 높은 시속 147㎞짜리 직구를 받아쳐 시즌 19호포로 연결했다. 개인 통산 7번째 만루포였다.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6회초 시작과 함께 두산 마운드가 크게 흔들렸다. 김강률-박치국-이병헌-최지강까지 무려 투수 4명을 쓴 끝에 힘겹게 1이닝을 매듭지었다. 먼저 김강률이 황성빈과 윤동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여기서 사이드암 박치국이 롯데 핵심 타자 전준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계속된 1사 1, 3루 레이예스 타석에서 두산은 좌완 이병헌을 올렸다. 이때 1루주자 윤동희가 2루를 훔치려다 런다운에 걸렸는데, 투수의 1루 송구 실책으로 1사 2, 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레이예스는 볼넷을 얻어 1사 만루가 됐고, 이병헌은 다음 타자 나승엽을 삼진으로 잡으면서 2사 만루까지 버텼다.
여기서 이승엽 두산 감독과 김태형 롯데 감독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롯데가 먼저 대타 정훈 카드를 꺼내자 두산은 최지강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그러자 롯데는 다시 대타를 이정훈으로 바꿨다. 이정훈은 여기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으면서 7-7 균형을 맞추고 김 감독을 웃게 했다.
두산은 7회말 다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았다. 선두타자 라모스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상대 투수 이민석을 흔들었고, 다음 양의지 타석 때 이민석의 폭투에 힘입어 2루까지 갔다. 양의지가 볼넷으로 걸어나가 무사 1, 2루가 되자 롯데는 좌완 진해수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진해수는 초구에 김재환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내면서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무사 만루에서 다시 구승민으로 투수를 바꿨다.
무사 만루 기회에서 이날 두산에서 가장 타격감이 뜨거운 양석환이 나섰다. 양석환은 우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8-7 리드를 안겼다. 계속된 무사 만루 강승호 타석에서는 구승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잘 처리하고도 폭투를 기록했고, 그사이 3루주자 양의지가 득점해 9-7이 됐다.
두산은 필승조를 일찍이 쏟아부은 상황에서 8회초까지 최지강을 더 끌고 갔다. 최지강은 선두타자 전준우는 중견수 뜬공으로 잘 잡았지만, 레이예스에게 좌익수 왼쪽 2루타를 허용한 뒤 마무리투수 김택연에게 공을 넘겼다.
김택연은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져야 하는 중책을 맡은 상황에서 첫 타자 나승엽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9-8로 쫓기고 1사 1루에서 이학주를 사구로 내보내면서 김택연은 크게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박승욱과 손성빈을 차례로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두산은 8회말 양의지의 만루포로 롯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사구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고, 포수 정보근의 송구 실책까지 유도하면서 무사 3루로 연결했다. 허경민에 볼넷을 얻으면서 무사 1, 3루가 되자 롯데는 한현희에서 박진으로 투수를 바꿨다. 박진은 라모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양의지와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양의지는 우월 만루 홈런을 때리면서 13-8 완승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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