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AI…4년간 탄소배출량 48% 증가한 구글

AI 확대로 에너지 수요 늘어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의 모습. 마운틴뷰/AP 연합뉴스

구글이 핵심 제품 전반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면서 탄소 배출량이 4년 전보다 4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은 2일 발표한 연례 환경보고서에서 지난해에만 모두 143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022년보다는 13% 늘어난 수치이고, 4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8%나 늘어난 것이다. 구글은 배출량이 늘어난 원인으로 데이터센터의 높은 소비전력량 등을 꼽았다. 구글은 “제품에 인공지능을 더 많이 도입할수록, 처리 강도가 세져 에너지 수요는 늘어난다”고 밝혔다.

2021년 구글은 2030년까지 탄소 중립(넷제로)을 달성하고, 각 공정에서 무탄소 에너지를 쓰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구글 보고서는 현재의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청정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는 구글의 능력을 이미 앞질렀다고도 했다. 케이트 브랜트 구글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구글이 넷제로를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음에도, 현재로선 이것이 “매우 야심 찬” 목표라고 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그리고 있지만, 그에 따른 전력 소비랑 급증은 기업을 넘어선 국가적 문제로도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일랜드,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최대 에너지 용량이 현재 이 나라들이 제공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앞선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5월 데이터센터 건설 때문에 2020년 이후 탄소배출량이 30%가량 증가했다고 인정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