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인생 파트너 선택에 '혼란' 부추겨

소셜미디어와 데이팅앱 사용이 젊은 사람들의 데이트 가치를 바꾸고 있다. Tero Vesalainen/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일상에서의 소셜미디어 및 데이트앱 사용이 인생 동반자를 선택하는 데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행동생물학 및 공중보건 연구그룹인 인도 에토필리아연구재단은 2~5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고 있는 ‘실험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소셜미디어와 데이트앱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파트너 후보들은 현실을 왜곡할 수 있고 젊은 사람들의 파트너 선택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디지털화가 인간 행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18~30세 인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인생 파트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파트너 선택 시 혼란을 느끼는지, 선택 기준은 무엇인지, 더 나은 선택으로의 전환을 꿈꾸는지, 안정적인 파트너를 두고 다른 파트너를 찾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분석 결과 젊은이들의 충동성은 현저하게 높은 수준을 보였고 직접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은 낮은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젊은 사람들이 인생 파트너를 찾는 데 혼동을 겪고 있으며 실제 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차얀 문시 재단 설립자는 “인간의 파트너 선택은 복잡한 심리적 과정”이라며 “외모, 성격, 재정 상황을 포함한 여러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으로 자극적이거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이 젊은 사람들의 현실에 대한 인식과 사고방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트너가 될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어느 때보다 쉽게 온라인상에서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됐지만 더 나은 현실 관계를 구축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젊은층이 ‘장기적인 안정성’보다 ‘높은 쾌락 지수’나 ‘아드레날린 러시(아드레날린 대량 분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앞으로 파트너를 선택하는 사회적 규범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문시 설립자는 “젊은 사람들의 파트너 선택 행동은 현재의 사회적 규범을 수정할 수 있고 뇌의 행동 회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결국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짝짓기 전략의 기본 프로토콜이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규범을 근대나 그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만약 접한다면 현대인의 판단이나 행동을 정상적인 범주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재는 결혼해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개념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젊은 사람들에게서 확인된 변화에 대한 가치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충동적이고 불안정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