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4일부터 고강도 진료 축소…“폭력적 의료 정책에 불가피한 선택”
수술 49%·외래 30% 줄 듯
정부에 ‘갈등 해결’ 등 촉구
일주일간 집단휴진을 예고했었던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4일부터 강도 높은 진료 재조정을 통해 진료를 축소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술은 49%, 외래 진료는 30.5% 줄어들게 됐다.
울산대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초래한 국가비상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중증·응급 질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강도 높은 근로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의료 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의료붕괴가 시작되는 국가비상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지금보다 더 선별적이고 강도 높은 진료 축소 및 재조정을 통해 중증, 응급,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진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경증질환자는 1·2차 병원으로 적극적으로 회송하고 단순 추적관찰 환자와 지역의료가 담당할 수 있는 환자의 진료는 불가피하게 축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비대위 자체 집계 결과 4일 주요 수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9% 줄어들고, 전주보다 2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외래진료는 작년 동기간보다 30.5%, 전주보다 17.2%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 의료전달체계 구축 및 지역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암 환자와 중증·응급질환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상적인 의료상황과 비교한 통계를 발표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에 집중할 수 있게 강도 높은 정책을 바로 실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 (의·정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전공의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환자들을 향해서는 “정부의 폭력적인 의료정책 추진에 의해 촉발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 부탁드린다”며 “이미 진단된 질환의 2차 소견이나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자는 가급적 외래진료 예약을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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