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쏟아지는 비에도 '야영 강행'…취재진이 "위험" 경고하자

송우영 기자 2024. 7. 3. 20: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야영·취사 금지' 안내문 떡하니
"초상권 침해"라며 취재진을 경찰에 신고
출동한 경찰이 귀가 설득하자 "술 먹어가지고.."
[앵커]

장마철마다 불어난 강물에 야영객들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집중호우 때는 야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는 건데, 호우주의보도 아랑곳 않고 야영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위험하지 않냐는 저희 취재진을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입니다.

[기자]

남한강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한 공원.

차들 옆으로 텐트들이 줄지어 설치돼 있습니다.

비를 맞으며 강변을 걷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이 곳은 캠핑족들에게 '차박'의 성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비가 많이 오면 위험하니까 진입하지 말라는 진입 금지 안내판도 붙어 있는 곳인데요.

지금 비가 많이 오고 있지만, 이곳에서 텐트를 치거나 차에서 야영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쏟아지는 비에도 10팀 넘는 야영객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휴대용 가스통을 가져와 요리를 하고 술도 마십니다.

이동식 발전기와 냉풍기까지 챙겨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많은 비가 내릴 땐 하천 주변 접근 자체가 위험하다는 게 상식이지만, 이곳 야영객들은 "안전에 문제없다"고 주장합니다.

[야영객 : {장마가 오늘부터 시작이잖아요, 전국적으로. 근데 이제 위험한데 차박 많이 하신다고.} 여기는 하나도 안 위험한 게 뭐냐면 강이 밑에 있잖아요. 강이 밑에 있잖아요. 여기 위험할 게 없죠.]

'야영과 취사가 금지돼 있다'는 안내문도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곳은 비가 오고 안 오고를 떠나 언제든 야영 자체가 금지된 곳인 겁니다.

[야영객 : {금지 구역이라고 붙어 있던데요?} 아니요, 금지 구역은 아니래요. 제가 (여주)시청에 전화해 봤어요. 민원이 안 들어오게끔 조용히 놀다가 가라고 했어요.]

비가 더 거세졌지만 야영은 계속됩니다.

이곳은 산사태 위기 경보에 이어서 조금 전에는 호우주의보까지 발령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야영객들이 남아서 캠핑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신발이 물에 잠길 정도로 바닥에 물이 고였지만, 일부 야영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습니다.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

취재진은 '위험하지 않냐'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일부 야영객은 오히려 취재진을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합니다.

[야영객 : 지금 (경찰을) 부를 테니까 가지 마세요. {네.} 가지 마세요! 여기(야영객 중에) 유튜버분도 계시고 그래서 초상권이 있으니까 (취재) 안 하는 게 좋아요.]

현장에 출동한 경찰도 취재진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야영 자체가 위험하다며 이들에게 귀가를 설득하자, 이번엔 술이 문제입니다.

[야영객 : 술 깨면. 지금 (사람들이) 다 술을 먹어가지고 술 깨면 다 돌려보낼게요.]

그렇게 호우주의보 속에 이어진 야영.

여기저기 쓰레기도 보입니다.

과자와 음료수는 물론, 먹다 남은 오이도 그대로 버려졌습니다.

[오이야 오이. 먹다 남은 오이.]

지자체들은 주기적으로 단속이나 계도를 하고 있지만, 야영객들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계속 늘어나는 무단 야영객들을 막기 위해 시에서는 이 차단봉까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다른 길을 찾고 찾아 들어가는 사람들까지 막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또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작가 유승민 / VJ 김한결 / 취재지원 박찬영]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