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어떤 빈자리 /이 광

조미영 시조시인 2024. 7. 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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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가게에서 사탕처럼 포장되어 파는 달고나도 있다.

노인은 사라지고 쓰레기만 모여드는 그 빈자리를 보는 시인의 헛헛한 마음이 읽힌다.

해운대구는 그 빈자리를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추억이 밀려나는 빈자리들이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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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광안리 해변도로 편의점 있는 건물


가장자리 좁은 공간 좌판 하나 깔아놓고 달고나 만들어 파는 노인이 있었다 데이트를 즐기던 낭만파 청춘들이 어린 시절 추억하며 이따금 사긴 해도 대개는 무심히 지나치던 곳이었다 쥐구멍도 볕들 날 있기는 있나 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화제가 되고 난 후 한가하던 좌판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손님이 줄을 짓고 그 모습에 몰려들고 사람들 에워싸는 명소가 될 판인데 성업 중인 노점을 탐탁잖게 여겼을까 며칠도 못 가서 좌판이 사라지고 싱글벙글 웃던 노인 자취를 감추었다

꽁초와 온갖 쓰레기 널브러진 빈자리

요즘엔 가게에서 사탕처럼 포장되어 파는 달고나도 있다. 그 달고나는 광안리 구석 자리에서 쪽자로 팔던 것과는 다르다. 쪼그리고 앉아 설탕을 녹이면서 넣었던 사랑과 우정, 함께 한 추억들이 없다. 노인은 사라지고 쓰레기만 모여드는 그 빈자리를 보는 시인의 헛헛한 마음이 읽힌다.

지난 6월 25일 전후로 해운대 포장마차촌이 60여 년 만에 철거됐다. 오래 이어져 온 어묵탕의 따끈한 국물과 랍스터의 부드러움, 각종 해산물의 감칠맛도 함께 사라졌다. 해운대구는 그 빈자리를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추억이 밀려나는 빈자리들이 있을거다. 우리들 마음이 들어 설 빈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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