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어떤 빈자리 /이 광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즘엔 가게에서 사탕처럼 포장되어 파는 달고나도 있다.
노인은 사라지고 쓰레기만 모여드는 그 빈자리를 보는 시인의 헛헛한 마음이 읽힌다.
해운대구는 그 빈자리를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추억이 밀려나는 빈자리들이 있을거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안리 해변도로 편의점 있는 건물
가장자리 좁은 공간 좌판 하나 깔아놓고 달고나 만들어 파는 노인이 있었다 데이트를 즐기던 낭만파 청춘들이 어린 시절 추억하며 이따금 사긴 해도 대개는 무심히 지나치던 곳이었다 쥐구멍도 볕들 날 있기는 있나 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화제가 되고 난 후 한가하던 좌판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손님이 줄을 짓고 그 모습에 몰려들고 사람들 에워싸는 명소가 될 판인데 성업 중인 노점을 탐탁잖게 여겼을까 며칠도 못 가서 좌판이 사라지고 싱글벙글 웃던 노인 자취를 감추었다
꽁초와 온갖 쓰레기 널브러진 빈자리
요즘엔 가게에서 사탕처럼 포장되어 파는 달고나도 있다. 그 달고나는 광안리 구석 자리에서 쪽자로 팔던 것과는 다르다. 쪼그리고 앉아 설탕을 녹이면서 넣었던 사랑과 우정, 함께 한 추억들이 없다. 노인은 사라지고 쓰레기만 모여드는 그 빈자리를 보는 시인의 헛헛한 마음이 읽힌다.
지난 6월 25일 전후로 해운대 포장마차촌이 60여 년 만에 철거됐다. 오래 이어져 온 어묵탕의 따끈한 국물과 랍스터의 부드러움, 각종 해산물의 감칠맛도 함께 사라졌다. 해운대구는 그 빈자리를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추억이 밀려나는 빈자리들이 있을거다. 우리들 마음이 들어 설 빈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