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반전, 역시 형이야”…예상 뛰어넘은 실적에 주가 모터 달았다

2분기 자동차 인도량 예상 훌쩍
테슬라 주가 하루만에 10% 쑥
에코프로·LG엔솔 동반 급등
전기차 부진에 제품수요 줄어
주가 지속 상승은 의견 엇갈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량이 예상치를 뛰어넘자 국내 2차전지주가 일제히 치솟았다. 테슬라의 강세를 이어받은 2차전지주와 밸류업 수혜주의 선전으로 코스피와 코스닥도 동반 상승했다. 다만 2차전지주의 추세적 상승 가능성을 두고는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요 2차전지주로 꾸려진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전날보다 4.18% 오른 4070.14에 마감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종목 모두 이날 주가가 상승했다.

배터리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대비 4.22%오른 3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시총 30조원의 POSCO홀딩스도 1.37% 오르면서 37만500원에 마감했다.

양극재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4.66%와 7.6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엘앤에프는 주가가 9.22% 오르면서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LG화학(1.98%)·삼성SDI(4.27%) 등도 줄줄이 주가가 올랐다. 누적 100조원대의 장기공급계약 수주로 신용등급을 유지한 포스코퓨처엠 역시 1.34% 상승했다. 2차전지주의 부상으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7% 상승하며 2794.01에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도 836.1까지 반등했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테슬라의 주가와 엇갈리던 2차전지주가 모처럼 발을 맞췄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10.20% 오른 231.26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테슬라가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44만3956대를 인도했다고 밝힌 영향이다.

국내 2차전지주 주가는 전기차 업황 가늠자인 테슬라의 등락에 맞춰 오르내렸으나 최근에는 테슬라의 회복 기조와 엇박자를 내왔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테슬라가 11.19% 오를 동안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오히려 2.74% 떨어졌다.

당시 자율주행택시인 ‘로보택시’ 출시를 앞둔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2차전지주들은 수혜를 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전방 산업인 전기차 인도량 호재에 힙입어 국내 2차전지주도 함께 오를 수 있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주의 반등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예상보다는 높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4.8% 줄어들었고,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달부터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데 2차전지주의 실적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 루션(-21.2%)·POSCO홀딩스(-46.5%)·LG화학(-6.8%)·삼성SDI(-15.5%)·포스코퓨처엠(-56.4%) 등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모두 전년 동기의 영업이익보다 줄어들었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지난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를 향한 단기적인 투심 개선을 끌어낼 수 있었지만 하반기 반전을 기대할 순 없다”며 “테슬라 실적과 배터리산업의 상관관계가 멀어지고 있고 전방산업인 전기차의 판매량 증가도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2차전지 업계가 하반기부터 두 번째 상승 사이클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반기부터 저가형 전기차가 출시되고 배터리 출하량도 점차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높아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침투율도 국내 배터리사들이 LFP 및 삼원계 기반 저가형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어 대응이 어렵지 않다는 해석도 있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황의 1차 핵심 지표인 리튬·니켈 가격이 반등하는 등산업은 추세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실질 금리 인하가 올해 2차전지 수요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