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尹 탄핵 청원에 서버 다운…밀려난 암환자

홍지은 2024. 7. 3. 19:16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는기자, 정치부 홍지은 기자 나왔습니다.

Q1. 홍 기자, 오늘도 탄핵이네요. 실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폭주, 맞습니까?

제가 직접 국회 청원 사이트에 접속해봤는데요.

1시간 전 쯤 대기 인원은 1만7천 명이었고, 접속하려면 37분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서버 과부하 상황, 맞습니다. 

Q2. 대체 왜 이렇게 접속이 힘든거에요?

국회 사무처에 물어봤습니다.

청원에 동의하는데 필요한 실명 인증에 시간이 걸리고, 1만명 대 이하만 동시 접속이 가능하게 해놓은 서버 크기 때문인데요. 

청원 폭주로 속이 타들어가는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엄마와 아내, 큰 누나까지 유방암을 앓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암환자 가족의 치료제 보험적용 청원은 먹통이 됐습니다.

1만 명만 더 동의하면 국회 논의가 시작되는 상황이었는데, 서버 마비로 접근이 안되는 겁니다.

내일이면 이 청원, 기간 종료로 사라져서 가족들 마음이 급합니다.

직접 들어봤습니다.

[국회 청원글 작성자]
"1년에 2억이 드는 약값을 1억으로만 줄여준다고 하더라도 이거는 죽자살자 어떻게든지 계획이라도 세워볼 수 있겠는데 (청원 동의를 위해) 수천군데를 돌아다녔어요. 저 주변에 가족들하고 아는 사람들 다 동원해가지고 지금 이 사태를 원망하고 싶고 솔직히 원망이 되죠."

Q3. 애꿎은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군요.

네. 민심을 듣기 위한 청원장이 정치 공세의 장이 됐다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민주당 지지층에서 몰려가는 모습도 엿보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 지지자 커뮤니티에선 탄핵 청원 인증 릴레이가 벌어지고 있고요.

천만 가자며 독려하는 글도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도 "윤 대통령 탄핵은 국민 스포츠가 되어 간다"며 탄핵 띄우기에 바빴습니다. 

사실 대통령의 탄핵 청원,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2020년, 청와대 게시판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 탄핵 청원글이 올라왔고 147만 명 가까이 동의했습니다. 

Q4. 그래서 이제 민주당은 어떻게 한다는 건가요?

탄핵 청문회를 검토하는 중입니다.

절차를 보면, 5만 명이 청원에 동의하면 법사위에 회부되면, 청원심사소위를 거쳐 본회의에 올라가게되는데요.

여기서 키맨은 강성 친명,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김용민 청원심사소위원장입니다. 

사실 그동안 5만 명이 넘는 청원들이 꽤 있었거든요.

그 청원들 어떻게 처리됐나 봤더니, 소관 상임위에 회부가 돼도 대부분은 폐기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청문회나 공청회를 열어 증인으로 관련자를 부르는 안을 검토 중입니다

Q5. 이게 실제 대통령 탄핵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거에요.

그건 아닙니다.

입법 청원은 법을 만들거나 없애달라고 요청하는 것일 뿐 실제 탄핵과는 무관합니다.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와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있어야만 탄핵소추안 통과가 가능해집니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너무 탄핵 이슈가 커지는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Q6. 부담스러워 한다면서도, 이 탄핵청원 민주당이 띄우는 이유는 뭔가요?

한마디로 '바람몰이'죠.

장관, 판사, 검사에 이어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하며 탄핵 분위기를 잡는 겁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 "이런 것들이 쌓여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너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생을 듣고 입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이제는 국회 청원장 마저도 정치 공세 장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

홍지은 기자 rediu@ichannela.com

Copyright © 채널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