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경영 비전 안보이자 신 회장 변심···상속세 재원마련으로 오버행 이슈도 해결

황정원 기자 2024. 7. 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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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최대주주인 '키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지간인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손을 잡은 것은 임종윤·종훈 형제의 경영에서 더 이상 비전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의 지지로 올 3월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경영권을 확보했던 형제 측은 채 4개월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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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권 되찾는 한미약품 모녀
주가 30% 급락에 주주불만 커져
임종훈은 대표 자리서 내려올듯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 가능성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열린 5월 14일 서울 송파구 그룹 본사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개인 최대주주인 ‘키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지간인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손을 잡은 것은 임종윤·종훈 형제의 경영에서 더 이상 비전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형제 측이 물밑에서 진행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와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사이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30%나 급락했고 3일에도 1.89% 하락한 3만 1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형제 측은 지난달 창업주 일가가 합심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해나간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모녀 측과 전혀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과 잔여 상속세에 따른 ‘오버행’ 이슈로 소액주주들의 불만만 한층 높아졌다. 신 회장의 지지로 올 3월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경영권을 확보했던 형제 측은 채 4개월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신 회장과 송 회장, 임 부회장은 이날 주식 매매계약(6.5%)과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사실상 의결권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 앞서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책임졌던 모녀 측은 올해 3월 OCI그룹과의 수평적 통합을 추진했으나 주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무위에 그쳤다.

신 회장의 지원 속에 경영권을 되찾은 모녀 측은 우선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를 다잡고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 이사진의 경우 기존에도 6대4로 앞선 상태였는데 신 회장이 변심한 만큼 7대3 구조가 돼 임종윤 대표 선임은 힘들게 됐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도 자리에서 내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현재 모녀 측이 4대5로 열세에 있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추가 선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한미약품그룹은 기존 오너 중심의 경영 체제를 쇄신하고 현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할 계획이다. 또 대주주는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감독하고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다. 송 회장과 신 회장 측은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지속 가능한 한미약품그룹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한미 일가 상속세는 아직 절반가량인 2644억 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번에 모녀가 지분 6.5%를 매각하면서 1644억 원가량을 확보해 상속세 문제는 해결됐다. 주당 매입 가격은 3만 7000원으로 이날 종가보다 18.78% 높다. 거래 종결일은 9월 초다.

다만 관건은 본인의 지분가치를 극대화해 차익을 기대했던 신 회장이 지금의 입장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다. 앞서 신 회장은 형제 측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의 해외 PEF로 지분 매각을 시도했으나 가족 간 분쟁 중에는 투자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듣고 돌아서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꼬인 실타래가 하나 풀리게 됐는데 다시 매각 추진을 하게 될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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