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적용 불발에 자영업자·소상공인 '좌불안석'

최저임금 차등적용 불발…모든 업종 '단일체제' 37년째
경영계 "경영난 심각" vs 노동계 "최저 임금 수준 확보"
소상공인 59% '신규채용축소'…"고용축소 등 악순환 우려도"

게티이미지뱅크

내년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이 무산되자 경영난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상공인 59%가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밝혀 고용 축소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25년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부결됐다.

경영계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며 구분 적용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상공인들은 경영난에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짧게 배치하는 일명 '알바(아르바이트) 쪼개기'를 하는 상황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 무산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역 음식점업주 A 씨는 "높은 최저임금에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가장 바쁜 시간 3시간만 알바를 쓰고 있다"며 "솔직히 조카뻘 알바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주고 싶지만, 가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임금 상승률에 비해 소상공인 매출 성장률이 현저히 낮은 터라 최저임금마저 오르게 되면 청년이나 퇴직한 장년층들의 알바 자리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저임금 실태조사'를 보면 소상공인 사업체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CAGR)은 0.9%에 그친 반면 평균 인건비는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보였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영향' 질문엔 '신규채용축소'(59.0%), '기존 인력감원'(47.4%), '기존인력의 근로시간 단축'(42.3%) 등의 순으로 고용 감축 관련 응답이 높게 집계된 점이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불발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여부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고용 축소'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업주 B(57) 씨는 "야간 수당이 더 높으니, 밤부터 아침까진 직접 근무한다. 가족들도 직장 퇴근 후 틈틈이 도와주고 있지만, 알바를 쓰지 않고선 24시간 운영을 못 한다"며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차라리 영업시간을 단축해 낮에도 직접 근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4일 열릴 8차 전원회의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사용자위원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혀 파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