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오피스도 팔리는 빌딩 따로 있다

이윤희 2024. 7. 3. 18: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입지·가성비 따라 희비 엇갈려
매매 당사자 간 의견차로 매각 포기 사례도
서울 종로구 보령제약그룹 사옥 전경 [보령제약 제공]

최근 서울 도심권에서 거래되고 있는 오피스 빌딩들은 입지와 규모, 가성비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로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한 곳도 있지만 결국 눈높이가 맞지 않아 매각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그룹은 자사 오피스 자산인 종로구 원남동 보령빌딩을 지난달 28일 한국토지신탁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앞서 보령빌딩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토지신탁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가 1315억원에 취득 부대비용, 예비비 등을 포함한 총 1673억원을 투자한다.

이 빌딩은 향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편입 예정이다. 지하7층~지상18층에 연면적 3만500.80㎡ 규모의 빌딩은 현재 보령,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헬스파마, 보령컨슈머헬스케어 등 보령제약그룹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매각 입찰에 들어갔던 중구 소재 정동빌딩은 아직 우협 선정도 못했다. 이 건물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이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42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5월 입찰에는 교보AIM자산운용, 베스타스자산운용 등이 참여했지만 매각자와 매수자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케펠자산운용은 서울역 인근 T타워의 매각을 잠정 보류했다. 지난 4월 입찰을 진행해 매각 우협을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여의치 않자 결국 매각을 포기했다. 지난 2010년 준공된 T타워는 연면적 4만1598㎡, 지하 6층~지상 28층 규모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으로, 지난 2019년 이후 매년 임대율 약 100%를 자랑한다. 현재도 SK커뮤니케이션, 필립스코리아, LG, 등 국내외 대기업들이 임차 중이다. 도심이기는 하지만 광화문 시청 업무지구와는 거리가 있고 빌딩 위치가 대로변에서도 떨어져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반면 입지가 우수한 씨티스퀘어 빌딩(옛 알리안츠생명 서소문사옥)도 이달 거래를 마칠 전망이다. 기존 투자자인 현대코퍼레이션이 재투자를 결정하며 신한리츠운용과 함께 씨티스퀘어 인수를 추진한다.

한강에셋운용은 2019년 '한강국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3호'로 씨티스퀘어를 오라이언 파트너스로로부터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가 5년여 만에 매각을 하게 됐다. 빌딩의 매매가는 3.3㎡당 3650만원, 총 약 4281억원으로 알려졌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우선주 730억원, 보통주 100억원 등 에쿼티 투자자로 참여한다.

앞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송교육문화재단이 매입 결정을 번복하면서 한차례 매각 불발 위기를 겪었지만 기존 투자자로 매각 차익을 보게 되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재투자을 결정함으로써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었다. 씨티스퀘어는 지하 7층~지상 20층 규모로 연면적 3만8247.93㎡에 달하는 프라임 오피스 자산이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시청역과 인접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서울시가 80%를 임차해 서소문 제2청사로 쓰고 있고, 오는 2029년 말까지 임대차 계약을 연장키로 확약했다. 일부는 부동산 투자회사 이도가 본사로 쓰고 있다.

상업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보령빌딩은 3.3㎡당 1421만원 수준으로 거래가 됐는데, 인근 종로구 인의동 하나손해보험 빌딩이 지난 2021년 말 3.3㎡당 2351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1993년 준공된 건물인만큼 노후화가 진행됐고 차후 재개발 등의 메리트가 없는데다, 임대료가 저렴해 수익률이 낮을 것을 감안한 가격 책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씨티스퀘어의 경우 접근성이 우수하고 규모가 큰 편이라 거래가 됐지만 상대적으로 그보다 입지가 좋지 않거나 가격이 다른 빌딩들은 우협 선정은 물론 입찰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등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