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가득 '신경전' 국회..."민주당 앞에 더불어 붙일 수 있나" vs "네"

민주, 김병주 '정신나간 여당' 발언에 두 차례 유감 표명 후 특검법 상정

'채상병특검법'이 상정된 오늘(3일) 국회 본회의장에선 국민의힘 의원의 반문형 항의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답하는 촌극이 연출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인 배준영 의원은 특검법 상정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 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점을 지적하며, "협치는 실종됐고 입법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들께서 다짐했던 의정 활동 맞나"라고 말했습니다.

대답을 바라는 질문이 아니라 민주당을 향한 비판성 반문이었는데, 민주당 의석에선 일제히 "네"라는 대답이 터져 나왔습니다.

배 의원은 이어 "민주당 이름 앞에 '더불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나"라고 지적했고, 이번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네"라고 답했습니다.

일부 의원은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박장대소했습니다.

배 의원에 이어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성준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특검법을 수용하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잘난 척한다", "이게 민주주의냐"라고 받아쳤습니다.

또 앞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어제(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병주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에 대해 안타깝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이라고 한 데 대해, 국민의힘 의석에서 "그게 무슨 사과냐", "김병주 나와" 등 고성이 쏟아졌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로 박 원내대표는 다시 연단에 나와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라고 재차 사과했고, 우 의장이 대정부질문에 앞서 특검법을 상정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석이 다시 소란스러워졌습니다.

국민의힘 항의에 우 의장은 "국민의 뜻에 따라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국회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 뒤 특검법을 상정했습니다.

특검법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가 시작되면서 대정부질문을 위해 대기 중이던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은 자리를 떠났습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연단에 오르며 관례인 국회의장에 대한 인사를 생략하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 의장이 "저한테 인사 안 하시나요"라고 말하자, 유 의원은 "인사받으실 만큼 행동해주시면 인사하죠"라고 답했습니다.

우 의장이 "그럼 인사 하셔야죠"라고 했지만, 유 의원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버티며 신경전이 이어졌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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