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고령? 시청역 사고'갑론을박'..."섣불리 단정말고 지켜봐야"

황지향, 김시형 2024. 7. 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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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원인 두고 각종 추측 난무
"충돌 회피는 의문, 원인 분석은 아직"

9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울시청 인근 차량 돌진 사고원인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고 이후 공개된 CCTV를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사고원인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황지향·김시형 기자] 9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울시청 인근 차량 돌진 사고원인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60대 운전자 A 씨는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당시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고령운전자의 운전 미숙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상만으로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3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 따르면 사고 이후 공개된 CCTV를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사고원인을 두고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CCTV 속 A 씨가 몰던 제네시스 차량은 당시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인도를 덮쳤다.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이 차량을 피할 새도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차량은 이후에도 약 100m 더 이동한 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 멈췄다. 역주행한 거리는 약 200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일부 네티즌들은 CCTV 영상을 토대로 운전 미숙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급발진은 차량이 운전자의 조작이나 의도 없이 급가속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네티즌들은 "브레이크등(후미등)에 불이 들어온 걸 봐서는 급발진이 아니다", "누가 급발진 차량을 인도로 몰고 가냐", "의도적 살인으로 보는 게 맞다", "인명 사고만 나면 급발진 주장이냐" 등 지적했다.

A 씨 나이가 60대 후반으로 알려지면서 고령운전자에게 비판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네티즌들은 "고령자 면허 반납을 시행해야 한다", "고령운전자 운전면허증 반납과 관련해 빠르게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가속장치를 밟고 달린 것" 등 의견을 냈다.

반면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고령자들은 어떡하냐", "급발진일 수도 있으니 섣부른 판단은 금물", "고령자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고령자 운전 못하게 하면 대책은 무엇이냐. 집에나 있으라는 말이냐" 등 반박도 거세다.

현행법상 65세 이상은 '고령운전자'로 분류돼 5년마다, 75세 이상은 3년마다 면허 적성검사를 해야 한다. 일각에선 이마저도 시력 측정 등 형식적인 검사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크지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이번 사고로 숨진 시청 직원들 빈소를 방문해 "그간 고령자 및 초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내지는 조건부 면허 발급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페달 오작동 또는 오조작이 발생했을 때 기계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어떻게 의무화할지도 논의가 이뤄져 앞으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인근 사고 원인을 두고 3일 전문가들은 "CCTV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등 의견이 나온 뒤 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헌우 기자

전문가들은 CCTV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만으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 수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등 소견이 나올 때까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급발진이나 운전 미숙 모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철환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국과수 등에서 자동차 관련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야 논의할 수 있다"며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도 "충돌 회피를 하지 않아 의문"이라며 "급발진 가능성이 없지 않고 당황에 따른 운전 미숙 역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피해가 극대화될 수 있는 인도 쪽으로 차량을 몰았다는 건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면밀하고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 이런 경우에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건물을 들이받거나 범퍼 쪽이 긁히게끔 하는데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A 씨는 전날 오후 9시26분께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이 사고로 시청 직원과 시중은행 직원, 병원 직원 등 보행자 9명이 숨졌다. 부상자는 3명에서 이날 1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4명으로 늘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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