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온난화에 길어진 여름…'뚜렷한 사계절' 바뀌나

강은나래 2024. 7. 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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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오늘도 경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올해도 그랬지만, 갈수록 여름이 더 빨리 오고, 또 오래 가는 느낌입니다.

가을옷 새로 사면 몇 번 입어보지도 못하고 겨울로 넘어가는 것 같은데요.

기상청이 계절별 구간을 손질한다, 이런 소식이 있어요?

어떤 이야기죠?

[기자]

네,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할 때 '사계절이 뚜렷한 특성이 있다' 이런 설명 꼭 하는데요.

봄은 3월부터, 여름은 6월부터, 가을·겨울은 9월, 12월부터 각각 석 달간 이어진다,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이런 설명, 앞으로는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여름이 더 길어진 느낌이라는 게 실제 근거가 있는 현상인데요.

우리나라 사계절 길이 변화를 보시면요.

여름이 실제로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하루 평균기온이 섭씨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을 뜻합니다.

1940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여름은 평균 98일이었습니다.

그래프로 보시는 것처럼 1980년 들어서는 113일로 늘어났고, 2011년 이후에는 127일로 늘었습니다.

날짜 구분을 보시면, 2000년 이전에는 그래도 여름이 6월부터 시작되는 걸로 나타나는데, 2001년부터는 5월부터 여름이 시작됩니다.

여름이 끝나는 시기도 9월 말로 점점 더 밀리고 있고요.

한 연구에 따르면, 50년 뒤면 우리나라에서 여름이 1년에 다섯 달은 될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렇게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해 여름이 길어진 현실을 반영해서 '여름' 기간을 공식적으로 확대하는 논의를 추진할 것이다, 이렇게 기상청이 밝힌 겁니다.

계절 구간을 손보는 논의는 우리나라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117년 만에 처음입니다.

[앵커]

보통 장마 끝나고 7월 말 8월 초 폭염 기간에 여름휴가 많이 떠나잖아요.

이게 계절에 대한 인식이 바탕이 된 건데요.

말씀하신 대로 '여름' 기간이 재설정 되면, 이런 휴가 기조도 바뀔 수 있을 것 같고, 사회, 경제 여러 분야에도 영향을 줄 것 같아요?

[기자]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전망해보기는 어렵지만, '계절' 인식이 바뀌면 그동안 말씀하신 대로 여름과 겨울 1년에 두 번 정기 휴가 기간이 유동적으로 조정되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여름철 방재·보건·복지 정책 같은 정부의 계절성 정책들의 시행 시기도 대대적으로 수정될 수 있을 듯합니다.

사계절 패턴에 맞춰져 있던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 변화가 불가피할 걸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름이 길어지면 여름휴가도 더 길게 주면 좋겠는데요.

논의 상황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에요?

[기자]

네, 인간에게 가장 위협적인 동물 무엇일 것 같으세요?

힌트는, 방금 말씀 나눈 '여름'입니다.

[앵커]

글쎄요.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건 인간 아닐까요?

[기자]

정답은 바로 '모기'인데요.

겨우 2㎎밖에 안 되는 모기가 어떤 맹수보다도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동물이라고 합니다.

한 동물이 일 년에 사람 몇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지 통계를 낸 건데요.

모기에게 물려 사망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한 해 72만 5천명에 이릅니다.

2위는 앵커께서 말씀하신 인간, 3위는 뱀, 4위는 개로 나타났습니다.

매년 70만 명 이상의 목숨 앗아가는 모기로 인해서 전 세계적으로 매년 5조원 사회경제적 비용 소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위험한 모기가 우리나라에서 올해 가뜩이나 빨리 출몰했죠.

이 또한 앞서 이야기 나눈 지구 온난화 때문인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기후변화로 올해 최고 기온이 평년 대비 약 2도 높아지면서 모기 활동이 다소 빨라진 결과로 보입니다.

더 문제는 모기가 일찍 나타나면서, 한반도에 말라리아 환자가 최근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수도권 중심으로 말라리아 옮기는 '얼룩날개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지난 1∼6월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모두 211명입니다.

4월까지 월 10명 안팎 수준에 머물다 5월 75명으로 증가한 뒤 지난달 102명으로 급격히 늘었습니다.

말라리아는 지구 온난화 영향도 있지만, 북한에서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월남'한 영향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앵커]

말라리아는 백신도 없잖아요.

최대한 예방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예방책은요?

[기자]

네, 말라리아에 걸리면 고열, 오한, 무기력증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3일 간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고통스럽지만, 다행히 치사율이 낮은 편입니다.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야간 시간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시에는 밝은 옷, 긴 옷 착용하시고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캠핑하러 갔을 때뿐 아니라, 모기가 많은 실내에서는 모기장을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앵커]

이런 여름철 신발을 잘 관리하는 것도 건강 챙기는 방법이라고요?

[기자]

네, 여름철 빗물에 젖어서 축축해진 신발을 제대로 말리지 않고 방치하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고, 무좀이나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신발 종류별로 뽀송하게 관리하는 간단한 방법 알려드립니다.

먼저, 운동화는 완벽히 말리지 않으면 악취가 나기 때문에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물을 최대한 흡수시킨 후 완벽히 건조한 뒤 보관하셔야 합니다.

가죽구두는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가볍게 눌러 제거해주시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말려야 합니다.

구두 안에 신문지를 넣어서 말리면 모양 변형도 막을 수 있고, 습기 제거에도 효과적입니다.

빨리 말리겠다고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을 그대로 쐬면 가죽이 망가질 수 있으니, 절대 안 됩니다.

장화는 마른 헝겊으로 신발 내부를 잘 닦아 서늘한 곳에 거꾸로 세워서 말리시면 됩니다.

여름에 샌들 특히 많이 신으실 텐데요.

축축해진 샌들은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비스듬하게 세워서 물이 잘 흐르게 해서 말리시면 되고요.

슬리퍼 종류라면 주방세제나 베이킹 소다로 자주 빨아주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분위기를 좀 바꿔서 '밥그릇' 얘기 좀 해 볼까요?

인공지능 AI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 직업들이 위협받고 있다는 건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데, 흥미로운 보고서 몇 개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네, 먼저, '블루칼라의 역습'입니다.

AI 등장에 그동안 일자리 시장에서 비교적 소외돼온 '생산직 일자리'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영국의 한 교육 기업이 세계 5천개 이상 일자리를 놓고 연구했는데요.

"회계사나 비서 등 특정 화이트칼라 업무의 30%는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배관공이나 목수 같은 블루칼라 일자리는 단 1%만 AI가 대체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도 "AI가 고숙련, 고임금 노동자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이미 전망했습니다.

미국에서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블루칼라' 일자리를 선호하는 현상이 급증하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부합합니다.

AI 영향에 더해 고령화로 젊은 노동력이 부족해진 점도 블루칼라 몸값을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요?

[기자]

우리나라도 이런 분위기가 점차 감지되고 있는데요.

사무직 직장인들 중에 미래에 대비해 지게차운전기능사나 조경기능사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또 20~30대 청년층에서도 블루칼라 직업을 꺼리는 분위기가 과거보다 많이 사라진 모습입니다.

인구 감소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다 보니 임금이 올라간 영향도 있고요.

유튜브나 SNS를 보면, 작업복을 입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올린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도배나 청소업, 야쿠르트 배달 등 업종도 다양합니다.

제가 여기서 다른 보고서도 하나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국내 한국은행 보고서인데요.

먼저, AI가 앵커라는 직업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앵커]

저야 이 앵커라는 직업에 생계가 달려 있으니까 AI가 대체하지 못했으면 좋겠습니다만, 단순하게 기사만 전달해 주는 역할이라면 AI가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다음 자료를 보시면, 답을 알 수 있습니다.

직업별 AI 노출 지수입니다.

여기서도 고학력·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돼 있고, 대체 위험도 더 클 것으로 전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사, 한의사, 건축가, 판·검사 등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고, 가수나 경호원, 육아 도우미 등은 대체 가능성이 작다고 봤습니다.

다행히 기자나 앵커 같은 언론인은 AI 대체 가능성이 비교적 작은 직업으로 분류돼있네요.

한국은행은 직무에 필요한 능력에 따라, 수학능력 점수로 대표되는 '인지적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와 협동·협상·설득 같은 '사회적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로 나눠서 전망을 내놨는데요.

그 결과 "AI 시대에는 '사회적 공감' 갖춘 인력 수요가 높아지고, 임금 상승도 더 가파르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사회적 능력은 AI나 로봇 등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간이 기술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14년간 사회적 기술 집중 일자리 비중은 7%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인지적 기술 집중 일자리 증가율은 5%포인트로 더 낮았습니다.

개인의 사회적 능력이 1만큼 높은 경우 임금은, 2007~2015년까지만 해도 4.4% 높아졌지만, 2016~2020년에는 5.9%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인지적 능력이 1만큼 높은 경우에는 2015년까진 임금이 10.9% 올라갔지만, 2020년에는 9.3%로 오히려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지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협동력이나 공감력이 높으면 일자리 기회도 많아지고, 임금도 높아진다는 겁니다.

AI 도입은 시대적 흐름이죠.

IMF는 "AI 고용 충격을 완화할 교육과 직업 훈련을 국가적으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은행도 "사회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소통, 협업 교육을 해야 한다"고 보고서를 마무리했습니다.

[앵커]

공감하고 협동하는 능력은 어느 시대에나 중요했지만, AI 시대에는 더 중요해질 거라는 말이네요.

일 얘기 많이 했으니, 휴가 얘기 좀 해보죠.

요즘 '조용한 휴가'가 뜨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앞서 '조용한 사직', '조용한 해고'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조용한 사직'은 직장은 계속 다니고 있지만, 최소한의 업무만 하며 사실상 퇴직 상태처럼 조용히 지내는 걸 말하고요.

'조용한 해고'는 기업의 맞대응 격으로, 저성과자를 성향에 맞지 않는 부서로 보내건, 은연중에 직급을 하향해서 나가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주는 겁니다.

'조용한 휴가'는 이 시리즈의 3탄인데요.

휴가를 신청하지 않고, 휴양지 등에서 소극적으로 업무를 보는 방식을 말합니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국내외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 사이에서 조용히 확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한 업체가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37%가 상사에게 말하지 않고 '조용한 휴가'를 즐긴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38%는 '조용한 휴가' 중에 업무상 사용하는 메신저에 '부재중'으로 표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컴퓨터 마우스를 살짝살짝 움직여봤다고 답했습니다.

또 37%는 초과근무 하는 인상을 주려고 업무시간 지나서 이메일이 발송되도록 예약을 걸어둔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이거 들어보니까 이른바 '월급 루팡' 같은 거 아닙니까?

직무 태만 아닌가요?

[기자]

조금 다릅니다.

월급 루팡은 받는 월급만큼도 일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고요.

조용한 휴가는 맡은 일을 모두 하긴 하는데, 동시에 요령껏 쉬면서 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조용한 휴가를 쓰는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가치관에 더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조용히 불만을 해결하는 경향이 더해진 결과라는 겁니다.

[앵커]

한국에서도 조용한 휴가가 퍼지고 있는 건가요?

다들 너무 조용히 가서 모르는 건가요?

[기자]

저는 가본 경험이 없고, 관련 설문조사 같은 통계가 없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비슷한 분위기는 있는 것 같습니다.

자료가 하나 있는데요.

갤럽이 낸 '2024 글로벌 직장 현황 보고서'입니다.

'업무에 몰입하고 있다'고 답한 한국 직장인의 비율이 13%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평균은 물론 동아시아 평균 18%보다도 크게 낮습니다.

일본보다는 높네요.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말이 좋아서 '조용한 휴가'지 '노는 직장인' 아니냐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시각에 따라서는 업무 태만으로도 볼 수 있고요.

그런데 직장인들이 왜 조용한 휴가를 가는지, 한국 직장인의 업무 몰입도는 왜 상대적으로 낮은지 좀 생각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 50대 기업은 법정 연차휴가 외에 별도로 여름휴가를 주는 비율이 50%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장인 3명 중 2명은 1년간 연차를 6일도 채 못 쓴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조용한 휴가를 쓰는 미국 직장인들은 "휴가를 신청하면 반환당할까 봐 두렵다"는 사유를 들었는데요.

더욱이 한국은 조직 문화 특성상 연차를 쓸 때 눈치를 보는 경향이 강하고,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어야 한다는 강박도 있다 보니 평소 직무 몰입도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는 게 전문가 분석입니다.

있는 휴가를 당당하게 쓰는 직장 문화를 정착시키고, 회사 입장에서는 원격근무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만드는 게 합리적인 방안일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조용한 휴가를 이렇게 방송에 소문냈으니, 애용하시던 분들, 앞으로는 조용히 가기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 싶네요.

지금까지 경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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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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